“쿠팡·편의점 알바로 악착같이 버텼다”… 의외의 근황 전한 전 국회의원

2025-03-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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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국회의원 타이틀 너무 무겁고 벅찼다”

김은희 전 의원 페이스북
김은희 전 의원 페이스북

불과 10개월 전까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던 김은희(34) 전 국민의힘 의원이 편의점, 쿠팡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노력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13일 자기 페이스북에 "이 글을 쓰기까지 많은 용기와 시간이 필요했다"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김 전 의원은 초등학교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당했던 사실을 공개해 '체육계 미투 1호'로 불렸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청년인재로 영입됐으며 2024년 1월 비례대표였던 허은아 당시 의원이 개혁신당 합류를 위해 탈당하면서 국회의원직을 승계받아 작년 5월까지 의원직을 수행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7개월, 하루하루 지옥같이 힘들고 불안했지만 악착같이 참고 버텼다"며 "실패하고 싶지 않았다. 반드시 극복해서 노력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작년 6월 테니스 코치로 복귀했지만 본업에 집중하지 못했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취미 활동도 하고, 오랜 꿈이었던 봉사 활동도 하며 지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테니스장 사업이 어려워졌고, 재정 상태를 제대로 파악했을 때는 이미 운영이 불가능한 지경이었다고.

김 전 의원은 "나아지지 않는 재정 상황 속에서 걱정과 불안에 불면증이 생겼다"며 "어차피 뜬눈으로 밤을 새울 바에는 그 시간에 돈이라도 벌자는 생각으로 새벽 알바를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테니스 레슨이 없는 새벽이나 주말에 편의점 알바, 쿠팡헬퍼알바를 하면서 악착같이 버텼다"며 "일주일에 기본 2~3일씩은 30시간 이상 뜬눈으로 지샌 날이 대부분이었고, 최대 84시간 한숨도 못 잤던 날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은희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지난해 1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은희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김 전 의원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울었던 날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새벽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같은 건물 상가 당구장 사장님을 마주쳤다. 아무렇지 않게 대화한 후 사장님이 가시고 혼자 한참을 울었다"며 "전직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무겁고 벅차기만 했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편의점 담배를 채우고, 쿠팡 물류를 소분하고 스캔하는 등의 일을 하며 7개월을 버틴 결과 김 전 의원은 "이제는 평일에는 알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테니스장 운영이 좋아졌다"고 소개했다.

그는 "알바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해 보았을 때 매달 내야 하는 세금과 필수 지출 내역만 해도 100만원은 훌쩍 넘는다"며 "국가의 책임은 합법적인 일거리를 하며 열심히 돈을 버는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산을 모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계층의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많은 노력과 노동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보상과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고, 취약한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는 국가와 국민 모두가 따뜻한 손길로 온정을 베풀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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