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희 남편, 성폭행 사건으로 10년간 출전 정지
2025-03-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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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희 남편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했다” 반발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 후 13년간 한국 탁구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지희(32·전 미래에셋증권)의 남편인 중국 전 탁구 선수 쉬 커가 성폭행 혐의가 인정돼 10년간 출전 정지를 당했다.
11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국제탁구연맹(ITTF)은 코치이자 전 중국 선수인 쉬 커가 ITTF 반(反)성희롱 정책 및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제탁구연맹은 쉬에게 10년간 출전 금지 처분을 내렸다.
국제탁구연맹 측 조사 문서에 따르면 쉬는 2021년 1월 1일 새벽 훈련 캠프에 참여한 4명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불러 전날부터 진행된 새해 축하를 이어갔다. 4명 중에는 한국과 홍콩 탁구팀에 속한 선수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문서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다른 선수들이 그 방에서 나가려고 했을 때 자신도 나가고 싶었지만, 쉬가 계속 설득해 더 머물렀다.
이후 피해 여성이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을 때, 쉬는 위챗(중국 메신저)을 사용해 그녀의 방이 어딘지 물으며 통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은 쉬에게 방 번호를 알려주면서도, 피곤해서 잠을 잘 것이라고 메시지를 반복해서 보냈다.
이후 쉬가 그녀의 방문을 두드리고 강제로 들어와 성폭행했다고 한다. 위챗 메시지에 따르면 이 사건은 새벽 3시 30분 이후 발생했다.
국제탁구연맹 측의 쉬에 대한 출전 금지령은 지난해 12월 17일에 발효됐지만, 올해 3월 6일에야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선수로서 세계 랭킹 129위까지 올랐던 쉬는 자신의 성폭행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그는 사건 당시 "미국의 탁구 선수가 나에게 코치를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선수가 자신의 방에서 대화를 계속하자고 해 대화한 것이고, 이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사실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라며 "국제탁구연맹이 주장한 사건에 대한 물리적인 증거나 경찰 기록도 없고, 피해자라는 선수의 일방적인 진술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해외 스포츠 성추문 정도로 치부될 수 있었던 이번 사건은 당사자의 부인이 다름 아닌 전지희여서 한국인들에게 놀라움을 안기고 있다.

2008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귀화한 후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전지희는 그동안 올림픽 동메달, 세계선수권 은메달, 아시안게임 금메달 1개와 동메달 5개,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1개 등 화려한 성적을 거두며 역대 귀화 선수 중 가장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특히 전지희는 신유빈과의 복식에서 뛰어난 호흡을 보여줬으며, 2022년 세계선수권에서는 36년 만에 한국 여자 복식 선수가 결승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달 공식 은퇴한 후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 전지희는 남편과 첫 아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자기 모든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닫아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