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궁중요리인데… 요즘은 다이어트식으로 불리는 뜻밖의 '전통음식'
2025-03-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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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 밥상
조선 시대 대표적인 궁중요리였던 탕평채가 최근 다이어트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녹두묵을 주재료로 사용해 탄수화물 함량이 낮고, 고기와 채소가 균형 있게 들어가 영양 면에서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탕평채는 본래 조선 영조 시대에 당파 싸움을 줄이고 조화를 이루자는 뜻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탕평'이라는 단어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영조가 탕평책을 시행하면서 이를 상징하는 음식으로 등장했다. 음식 색깔도 이를 반영하는데, 녹두묵의 흰색, 미나리의 초록색, 고기의 붉은색, 김의 검은색이 각각 당파를 상징하는 색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탕평채 핵심 재료인 녹두묵은 예로부터 소화가 잘 되고 단백질이 풍부한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숙주, 미나리, 김, 고기볶음 등을 더해 식감을 살리고 영양 균형을 맞췄다. 특히 초장으로 버무려 새콤달콤한 맛을 더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선 시대에는 왕실과 양반가에서 즐겨 먹었지만, 최근에는 저칼로리 건강식으로 다시 주목받으며 다이어트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탕평채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녹두묵을 준비해야 한다. 공장에서 만든 것을 구입할 수도 있지만, 전통 방식대로 녹두를 불려 껍질을 제거한 후 곱게 갈아 가라앉힌 앙금을 사용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완성된 녹두묵은 채 썰어 준비하고, 숙주는 데친 후 물기를 빼둔다. 미나리는 소금에 절였다가 헹궈 볶고, 고기는 간장과 양념을 넣고 볶아둔다. 달걀은 황백 지단을 만들어 가늘게 채 썰고, 김은 구워서 부순다. 이렇게 준비된 재료를 초장과 함께 무쳐 그릇에 담아내면 탕평채가 완성된다.

과거에는 음력 3월 삼짇날에 진달래 화전, 화채, 쑥경단과 함께 먹는 절식 음식이었지만, 현대에는 간단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한 영양을 제공하는 건강식으로 변모했다. 특히 고기와 채소가 조화를 이루는 점에서 영양 밸런스가 뛰어나고,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묵을 사용해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탕평채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조선 왕조가 추구했던 조화와 균형의 철학이 담긴 요리다. 한때 궁중에서만 먹던 음식이 이제는 현대인들에게 건강식으로 인식되며 재조명되고 있다. 앞으로도 탕평채가 전통을 잇는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한국 음식으로 자리 잡을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