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걸으니 몸이 가뿐, 활력 되찾았죠" 아산 황톳길에 '어싱' 열풍

2025-03-12 15:13

add remove print link

혈액순환·스트레스 해소 효능 입증, 아산시, 도시공원 황톳길 추가 조성… "힐링 명소 기대"

궁평저수지 맨발 황톳길 걷기 축제 / 아산시
궁평저수지 맨발 황톳길 걷기 축제 / 아산시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몸도 마음도 상쾌해져요. 6개월 꾸준히 걸었더니 발바닥 근육도 튼튼해지고, 무릎과 허리 통증까지 완화되는 효과를 봤습니다."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 11일, 아산시 송악면 궁평저수지 황톳길에서 만난 우규남(70세) 씨는 맨발 걷기의 효능을 묻는 질문에 환한 미소로 답했다. 영상 15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 속에 궁평저수지 황톳길은 맨발 걷기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발은 '제2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근육, 인대, 신경이 집중된 곳이다. 전문가들은 황톳길 맨발 걷기 운동이 발바닥의 미세 근육을 강화해 균형 감각 향상, 무릎·고관절 기능 개선, 코어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말초 신경 자극을 통해 피로 해소와 면역력 증진에도 효과적이라고 설명한다.

최근에는 맨발 걷기가 '어싱(Earthing)' 또는 '그라운딩(Grounding)' 운동으로 불리며 과학적인 효능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2012년 미국의 심장 전문의 스테판 시나트라 박사는 국제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맨발로 땅을 밟을 때 땅의 자유전자가 몸속으로 유입돼 염증과 활성산소를 중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내 연구 결과도 맨발 걷기의 효능을 뒷받침한다. 한국산림휴양학회지에 2023년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숲길 맨발 걷기 실험을 진행한 결과, 맨발 걷기 그룹이 신발 걷기 그룹보다 스트레스 지수와 혈관 건강 지수 개선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전국 숲길 이용객 30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맨발 걷기 그룹의 심리적 행복감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맨발 걷기가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황톳길은 세균 감염 위험이 있어 상처나 피부 질환이 있는 경우 주의해야 하며, 심혈관 질환이나 관절 질환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맨발 걷기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국적인 황톳길 열풍, 아산시, 시민 건강 증진 위해 발 벗고 나서

맨발 걷기 효능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황톳길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가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도시공원 내 황톳길 추가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아산시는 올해 아산문화공원(1227m)과 둔포중앙근린공원(900m)에 황톳길을 새롭게 조성하고, 기존 용곡·지산공원 황톳길 시설 보강에도 나선다. 특히 아산문화공원 황톳길은 일부 구간이 이미 개방되어 시민들이 이용 중이며, 4월에는 습식 체험장, 황토볼·붉은 모래 체험 공간, 세족장, 벤치 등 편의시설까지 완비하여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둔포중앙근린공원 황톳길은 7월 완공 예정이며, 용곡·지산공원 황톳길은 10월까지 시설 개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송악저수지에 2km 길이의 황톳길을 조성하고 맨발 걷기 축제를 개최하는 등 황톳길 조성에 적극적인 아산시는 지난 2월 ‘아산시 맨발 걷기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 황톳길 조성 및 관리에 대한 제도적 근거까지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황톳길은 시민 건강 증진은 물론, 친환경 힐링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롭게 조성되는 황톳길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휴식 명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ome 양민규 기자 extremo@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