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없어서 못 먹었는데… 요즘은 찾는 사람 없는 '추억의 음식'

2025-03-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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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학교 앞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이제는 흔치 않아

한때 명절이나 시험을 앞두고 반드시 먹던 간식이 있었다.

옛날 슈퍼마켓의 모습 / Han Gyual Oh-shutterstock.com
옛날 슈퍼마켓의 모습 / Han Gyual Oh-shutterstock.com

"잘 붙으라"는 의미로 시험생들에게 선물했고, 시장에서 쉽게 살 수 있던 달콤한 간식. 하지만 요즘은 젤리, 초콜릿, 디저트류에 밀려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바로 엿 이야기다.

◈ 엿, 한때 국민 간식이었던 이유

엿을 엿가락으로 자르는 모습 / Yeongsik Im-shutterstock.com
엿을 엿가락으로 자르는 모습 / Yeongsik Im-shutterstock.com

엿의 역사는 깊다. 조선시대부터 먹어온 전통 간식으로, 설탕이 귀하던 시절에는 가장 대표적인 단 음식이었다. 특히 정월 대보름에 엿을 먹으면 치아가 튼튼해진다는 속설이 있었고, 시험을 앞둔 학생들에게 "잘 붙으라"며 엿을 선물하는 문화도 생겼다.

과거에는 결혼식에서도 엿을 나눠줬다. "부부가 엿처럼 끈끈하게 살라"는 의미가 있었고, 잔칫날이나 돌잔치에도 빠지지 않았다. 1950~80년대에는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엿을 팔던 엿장수도 흔했다. 엿을 사고팔기도 했지만, 고철이나 헌옷을 엿으로 교환해주던 문화도 있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부터 엿장수는 점점 사라졌고, 이제는 시장에서도 찾기 힘들어졌다.

◈ 왜 엿을 안 먹게 됐을까?

엿이 점점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치아 건강 문제 때문이다. 엿은 특유의 끈적한 식감 때문에 치아에 달라붙기 쉽고,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어린이 간식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부모들이 엿을 사주는 경우도 줄어들었다.

또한, 엿은 젊은 세대들에게 올드한 간식으로 인식되면서 점점 외면받고 있다. 과거에는 단맛을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 엿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은 젤리, 초콜릿, 마카롱, 케이크 등 다양한 디저트가 등장하면서 엿을 찾는 이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 전통 음식 엿 / Yeongsik Im-shutterstock.com
한국 전통 음식 엿 / Yeongsik Im-shutterstock.com

젊은 소비층이 선호하는 디저트 문화가 변화하면서 엿은 점점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먹기 불편한 점도 엿의 인기 하락에 한 몫했다. 엿은 너무 딱딱하거나 끈적해서 그냥 베어 먹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가위로 잘라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간편하게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사탕이나 젤리 같은 간식들이 넘쳐나는 요즘, 엿은 상대적으로 불편한 간식으로 취급되면서 자연스럽게 찾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이다.

1950~80년대까지만 해도 흔했던 엿장수의 사라짐도 엿 소비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예전에는 시장이나 길거리에서 엿을 파는 엿장수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90년대 이후 엿장수는 거의 사라졌고, 자연스럽게 엿을 접할 기회도 줄어들었다. 대형 마트와 편의점 위주의 유통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엿을 판매하던 곳들이 점점 줄어든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엿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강릉, 전주, 안동 같은 전통시장에서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엿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견과류 엿, 흑임자 엿, 조청 엿 같은 건강식으로 재해석되며 일부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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