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엔 마지막 미수교국' 시리아와 수교 나선다…북한 고립 심화
2025-03-11 17:34
add remove print link
알 아사드 정권 축출 뒤 양국 본격 논의
정부가 유엔 회원국 중 유일한 미수교국인 시리아와 수교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1일 "시리아와 수교를 추진한다는 기본 방침 하에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조만간 시리아 수교안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리아는 하페즈 알 아사드에 이어 그의 아들인 바샤르 알 아사드가 정권을 세습해 54년 동안 철권 통치를 이어왔으며 같은 '세습 독재국' 북한과 매우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의 보고서 따르면 북한은 시리아에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최소 40차례 이상 탄도미사일 부품과 화학무기 제조 물질 등을 실은 선박을 보냈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이 2022년부터 지난해 1분기(1∼3월)까지 총 34차례 서신을 교환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시리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시위 이후 내전 상태에 빠졌고,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을 받은 아사드 정권은 자국민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등 잔혹한 탄압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이슬람 수니파 무장 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 이끄는 반군은 지원국인 이란과 러시아가 각각 전쟁에 휘말려 영향력이 악화된 것을 이용해 수도 다마스쿠스에 진입,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렸다.
현재 시리아는 HTS의 수장이었던 아메드 알샤라를 임시 대통령으로 하는 과도정부가 구성된 상태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이미지를 벗고 국제사회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국제 제재 해제를 통한 경제 재건을 모색하고 있다.

앞서 김은정 외교부 아프리카중동국장은 지난달 시리아를 방문해 시리아 과도정부 인사들을 만나 수교 의사를 확인한 바 있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한국과의 수교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과도정부는 과거 아사드 정권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북한·러시아 등과의 관계는 최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아 주재 북한 대사관 외교관들은 지난해 12월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 뒤 긴급 철수한 상태다.
한국이 시리아와 수교하면 북한을 제외한 모든 유엔 회원국과 공식 외교관계를 갖게 된다.
한편 이날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실에 따르면 쿠르드족 무장단체 시리아민주군(SDF)도 시리아 정규군에 합류하기로 했다. SDF는 지난 시리아 내전 기간 아사드 정권에 맞서 싸운 반군 세력 중 하나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과 마즐룸 압디 SDF 수장은 이날 이같은 내용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과도정부는 이번 합의로 그간 SDF가 장악해온 이라크·튀르키예 접경지를 포함해 영토 대부분의 국경 검문소와 공항, 석유 생산시설 등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
SDF가 모든 시리아 영토 내에서 교전을 멈추고, SDF가 통제하던 시리아 북동부의 모든 기관을 시리아 정부에 통합하기로 했다. 대신 아사드 정권 치하에서 금지됐던 쿠르드족 언어 교육 등이 허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