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간 무려 20년…대세 일본 과일 꺾으려고 개발된 한국의 '토종 과일'
2025-03-1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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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중량도 경쟁하는 일본 과일보다 뛰어나

일본 과일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한국 고유 품종의 과일이 있다. 정식 명칭이 쓰가루(つがる)인 일본 품종의 사과 아오리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한국 고유 품종의 사과 '썸머킹'이다.
우리에게는 일본 사과 아오리는 풋사과의 대명사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한국 고유 품종의 사과 썸머킹이 농가와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사과 썸머킹은 1994년 품종 개발을 시작해 약 20년의 연구를 거쳐 2013년 품종 등록을 마쳤다. 개발 단계부터 아오리 사과(쓰가루)를 대체하기 위한 조생종 사과로 육종됐다.

썸머킹은 출하 시기도 상대적으로 빠른 편이다. 아오리 사과가 8월 하순에 출하가 가능한 것과 비교해 썸머킹은 7월 중순부터 출하가 가능하다.
썸머킹의 평균 과중(果重)은 약 265~285g으로 아오리 사과보다 크다. 당도도 13~14 브릭스로 더 높다. 썸머킹은 풋사과의 매력인 신맛을 내는 사과산도 0.4~0.46%로 아오리 사과(0.40%)보다 높다. 단맛과 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사과 품종으로 과즙이 풍부하고 식감도 우수하다.
박종택 농업진흥청 사과연구소 농업연구사는 2023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썸머킹은 조생종 사과 중에서도 맛이 좋은 편이고 수확기가 이른 편이라 농가 소득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도와 산도 등 맛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향후 풋사과 시장에서 경쟁력이 큰 품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국내 사과 농가들도 썸머킹의 품질과 이른 수확 시기를 장점으로 꼽는다.
경북 김천 농가의 김창중 씨는 연합뉴스에 "썸머킹은 조생종 품종이라 색깔이 들기 전에 수확해 손이 덜 가고 병충해 방제에서도 만생종 품종보다 재배하기 용이하다. 일찍 수확하는 만큼 일반 품종보다 약제 살포는 30% 정도 덜해도 되고 색과 외관 등 선별 작업도 수월한 편이라 저 같은 초보 농민도 비교적 쉽게 지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3년 전만 해도 썸머킹의 묘목을 구하기가 쉬웠는데 요즘에는 묘목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아무래도 쓰가루(아오리) 품종보다 수확 시기가 이르기 때문에 가격을 높게 받는 점이 농가의 선택을 받는 이유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썸머킹은 물에 씻은 뒤 껍질을 깎아 생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요리해서 먹어도 좋다.
요리 전문가들에 따르면 썸머킹은 당도와 함께 산도가 좋은 것이 특징이다. 썸머킹 슬라이스와 고르곤졸라 치즈, 구운 호도, 꿀 등을 버무려 이탈리안식 샐러드로 활용하거나 여름철 시원하게 담은 열무물김치에 넣어서 먹으면 좋다.
썸머킹을 새콤달콤한 풋사과의 매력을 살려 파, 마늘, 젓갈, 고춧가루로 양념해 사과 겉절이를 담가 먹어도 맛있다. 사과는 채를 쳐도 되고 나박 썰기를 해도 좋다. 새콤달콤한 사과 김치는 여름철에 입맛을 돋우는 데 좋은 메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