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의 6급 공무원이 초대형 사고를 쳤다
2025-03-11 15:13
add remove print link
시장 직인까지 멋대로 찍어가며 코인 투자
감사원은 11일 '공공 재정 부정 지출 점검' 감사 보고서를 발표하며 이 사건을 공개했다.
청주시 소속 6급 직원 A 씨는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6년 가까이 총 45번에 걸쳐 기부금, 공공 단체 자금, 사업비, 보조금 등 4억 9716만원을 착복했다.
A 씨는 공문서를 위조하고 청주시장 직인을 무단으로 사용해 시청 명의 계좌를 개설한 뒤 수해 복구 기부금을 손댄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 아니라 지방재정관리시스템(e호조)에 사업비를 거짓으로 등록하고, 상급자 전자 결재를 몰래 대신 처리하며 담당 사업비를 챙겼다.
더불어 청주시청과 보조사업자 명의 계좌, 거래 인감 등을 몰래 이용해 공공 단체 자금과 지방 보조금까지 빼돌렸다.
감사원은 A 씨가 이 돈을 가상화폐 투자와 개인 빚 갚는 데 썼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청주시에 A 씨를 파면하라고 요구했고, 지난해 7월 검찰에 횡령 혐의 수사를 의뢰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지금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이런 대규모 횡령이 오랫동안 가능했던 이유로 청주시장 직인 관리 부실, 상급자의 회계 감독 소홀, 내부 통제 미흡 등을 꼽았다.
직인 관리자는 직인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고 방치한 데다 A 씨가 정식 절차 없이 출금 전표에 직인을 찍어가도 허용해 1억여 원의 횡령을 가능케 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A 씨의 직속 상급자 4명도 허위 지출 서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결재하거나, 부서원들과 PC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등 업무에 느슨했다.
이런 관리 허점 덕에 A 씨는 2억 4000여만 원을 더 횡령할 수 있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청주시는 A 씨가 자기 계좌로 사업비를 보낸 일을 두고 이유를 캐묻지 않고, 증빙 서류 미비만 지적한 뒤 대충 넘어갔다.
이처럼 청주시가 내부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A 씨의 횡령을 초기에 잡아내지 못했고, 범행이 계속될 틈을 줬다고 감사원은 비판했다.
감사원은 청주시에 직인 관리자 징계와 A 씨 상급자 4명에 대한 주의를 요구했다.
또 내부 통제가 엉망이라 횡령을 제때 막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게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청주시에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