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너무 좋아해 청와대 초청 만찬에까지 오른 한국 생선
2025-03-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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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LoL에선 '똥받이'로 통하는 생선

해양수산부가 3월 '이달의 수산물'로 선정한 생선이 가자미다. 담백하고 고소한 가자미가 제철을 맞은 것을 선포한 것이다. 그런데 가자미는 요즘 같은 프로농구 시즌에 언론 기사에서 살포시 고개를 내미는 생선이기도 하다. 무슨 이유에설까.
일본 걸작 만화의 대명사 '슬램덩크'에는 "화려한 도미보다 가자미처럼 진흙투성이가 돼라"는 명대사가 나온다.
승리하기 위해선 모두 주역이 될 수는 없다는 것, 누군가는 진흙투성이(조연)가 돼 코트를 누벼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적으로 팀워크를 강조하는 이야기다.
여기서 가자미란 다른 이들의 플레이를 살려주는 선수다. 소위 말하는 '똥받이' 역할이다. 똥받이란 팀의 공격수나 에이스가 빛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포지션을 말한다.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비단 농구 신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LoL)'나 해외 축구판에서도 자주 쓰이는 은어다.
이러한 가자미의 상징성은 생태적 특성과 연관이 있다.

눈이 한쪽에 몰려있는 것이 특징인 가자미는 넙치로 불리는 광어와 생김새가 비슷해 종종 혼동을 준다. 그러나 통상 머리를 아래로 향하게 했을 때 왼쪽으로 두 눈이 몰린 광어와 달리 가자미는 오른쪽으로 몰린 경우가 많다. 또 광어보다 가자미가 몸집이나 크기가 더 작은 편이다.
가자미는 해저에서 몸을 바닥에 밀착시키고 살아가는 물고기다. 주로 진흙이나 모래에 숨어서 주변 환경과 동화돼 바닥을 기며 낮은 위치에서 버틴다. 이러한 모습이 팀을 위해 헌신하는 ‘보조 역할’과 닮았다.
농구로 치면 리바운드나 수비, 스크린플레이를 담당하며 팀원들을 돕는 역할에 해당한다. LoL에서는 탱커나 서포터처럼 적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고 팀원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희생하는 자리다. 축구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나 풀백처럼 주목받지 않지만 팀의 균형을 잡아주는 포지션이다.
가자미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해수부는 설명한다. 또 가자미에는 셀레늄과 칼륨이 풍부해 노화 방지와 고혈압 예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역시 은근한 불에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 구이로 만든 반찬으로서 제격이다.
가자미구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요리이기도 하다. 2017년 1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내외 초청 국빈만찬에 거제도 가자미구이가 주요 메뉴로 올랐을 정도다.
가자미는 일본에서도 매우 중요한 해산물이다. 그중에서도 '가자미회'는 독특한 맛과 식감으로 일본인들 사이에서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