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음식 아니었어? 사실 한국 음식에서 유래됐다는 뜻밖의 '대표 메뉴'

2025-03-1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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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한국-조선인들에 의해 일본에 소개됐다는 음식

일본의 대표적인 고기 요리인 야키니쿠(焼肉)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에서 기원한 음식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 기원은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야키니쿠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구운 고기'를 의미하는데, '야키'(焼)는 '굽다'라는 뜻이고, '니쿠'(肉)는 '고기'를 의미한다.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 고기 요리는 근본적으로 한국의 고기 구이 문화에서 비롯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일본식으로 현지화된 음식이라 할 수 있다.

야키니쿠 식당.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ollawat Somsri-Shutterstock.com
야키니쿠 식당.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ollawat Somsri-Shutterstock.com

야키니쿠의 기원은 한국의 전통적인 고기 구이에서 시작됐다.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한국식 고기 구이는 특히 고기를 적당히 얇게 썰어 숯불이나 석쇠 위에서 구워 먹는 방식으로, 이는 일제강점기 동안 일본으로 이주한 재일 한국-조선인들에 의해 일본에 소개되었다. 고기 구이는 일본에서 처음에는 재일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만 소비되었으며, 이들이 고향에서 먹던 고기 구이를 그대로 일본에 가져와 판매를 시작한 것이 야키니쿠의 시작이다.

일본에 야키니쿠가 처음 등장한 시점은 1940~50년대였지만, 당시에는 일본 사회에서 야키니쿠가 널리 퍼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좁은 실내에서 숯불로 고기를 굽다 보면 연기가 심하고, 옷에 냄새가 배며 실내 온도가 매우 더워지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당시 대부분의 건물들이 목조 건물이었기 때문에 화재 위험도 크고, 재일 한인 사회의 역사도 짧아 일본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음식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당시에는 일본인 손님들을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1960~7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은 경제 성장의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며, 이에 따라 고기 구이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환기 시설의 발전과 에어컨 보급, 화재에 강한 철근 콘크리트 건물들의 등장으로 고기 구이집이 운영되기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었다. 또한,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의 육류 수입이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도 소고기가 인기를 끌었고, 이에 따라 소고기를 취급하는 야키니쿠 가게들이 점차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변형이 생기며, 야키니쿠는 일본에서 중요한 음식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다.

불판. 자료 사진 / yamasan0708-Shutterstock.com
불판. 자료 사진 / yamasan0708-Shutterstock.com

이와 같은 변화들은 일본 내에서 재일 한인들이 전파한 고기 구이에 대한 이질감을 점차 줄였고,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야키니쿠 가게들이 대중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일본인들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소스와 조리법이 개발되면서 야키니쿠는 이제 일본 전통 음식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원을 살펴보면, 야키니쿠는 분명히 한국식 고기 구이에서 유래한 음식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야키니쿠는 일본에서 현지화된 음식으로 볼 수 있지만, 그 뿌리는 한국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와 같은 음식의 기원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결과적으로 야키니쿠는 한국의 고기 구이 문화가 일본에서 변형되어 대중화된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유튜브, 스튜디오 모닥

야키니쿠는 최근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미친 맛집’에서도 한차례 소개돼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미친 맛집’은 한국의 대표 미식가 성시경과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마츠시게 유타카가 각국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 음식을 즐기며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6일 공개된 3회에서는 도쿄의 야키니쿠 명가 ‘츠루야’를 방문해 두 사람의 유쾌한 미식 탐방이 펼쳐졌다. ‘츠루야’는 53년 전통을 자랑하는 곳으로,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등장해 화제를 모았던 장소다.두 사람은 불판을 공유하며 다양한 부위를 맛보았다. 마츠시게 유타카는 한국어로 “미쳤다”를 연발하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성시경 역시 특수 부위를 접한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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