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톱스타 지원 나섰는데…'싫어요' 100만개 찍히며 시사회까지 취소된 영화
2025-03-1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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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기대작으로 꼽힌 대작 영화, 개봉도 전에 논란 휩싸여
'한국판 백설공주'로 수지 출격...OST 지원 사격
디즈니 실사영화 '백설공주'가 개봉 전부터 큰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배우 겸 가수 수지가 이 영화의 스페셜 콜라보레이션 음악 아티스트로 전격 발탁됐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10일, 수지가 영화 '백설공주'의 메인 OST '간절한 소원(Waiting On A Wish)'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부른다고 발표했다. 이 곡은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왕국을 지배한 사악한 여왕(갤 가돗)에 맞서는 백설공주(레이첼 제글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공개된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에는 눈보라가 치는 배경에서 빨간 망토를 입은 수지의 모습과 그의 목소리가 담겼다. 수지가 부른 '간절한 소원'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선하고 현명하게 나아가려는 백설공주의 간절한 소원을 표현한 곡이다. 수지의 '간절한 소원' 풀버전 음원과 뮤직비디오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이로써 수지는 태연('겨울왕국 2' OST '숨겨진 세상'), 다니엘('인어공주' OST '저곳으로'), 안유진('위시' OST '소원을 빌어'), 나연('모아나 2' OST '저 너머로') 등 디즈니 OST 레전드 계보를 이어가게 됐다.
앞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는 지난 6일 '백설공주'와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의 스페셜 콜라보를 예고하며 '게스 후?(Guess Who?)'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공개된 사진 속에는 빨간 망토에 가려진 아티스트의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수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지의 '한국판 백설공주' 발탁이라는 반가운 소식 이면에는 영화 '백설공주'를 둘러싼 심각한 논란이 자리 잡고 있다. 디즈니는 영화를 둘러싼 비난과 반발 여론이 거세지자 영화 '백설공주'의 런던 레드카펫 시사회를 전격 취소했다.
논란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우선 원작에서 독일 출신으로 '눈처럼 새하얀 피부와 피처럼 붉은 입술, 흑단처럼 검은 머리카락'으로 묘사되는 백설공주 역에 라틴계 배우 레이첼 제글러가 캐스팅된 점이 원작 팬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팬들은 주인공을 두고 '흑설공주'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또한 주연 배우 레이첼 제글러는 2022년 한 인터뷰에서 원작 백설공주를 "시대에 뒤떨어진 작품"이라고 평가하며, "백설공주와 왕자의 스토킹에 가깝다"고 발언해 원작 팬들의 공분을 샀다. 이로 인해 일부 누리꾼은 그를 '디즈니의 홍보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영화 제목에서 '일곱 난쟁이'가 삭제된 것도 논란거리다. 원작에서 난쟁이들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디즈니가 백설공주의 인종을 바꾸면서도 난쟁이는 그대로 두는 것이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024년 첫 번째 예고편 공개 후에는 난쟁이들이 CGI로 제작되고 실제 배우들의 역할이 없어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난쟁이 배우들은 이를 일자리 박탈이라고 반발했으며, 해당 예고편은 100만 개가 넘는 '싫어요'를 받았다.
디즈니 관계자는 "디즈니는 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예상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런던 프리미어 시사회 일정을 취소하고, 엄격히 통제된 소규모 기자회견으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레이첼 제글러에 대한 언론의 질문도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백설공주'의 영국 시사회는 취소됐지만, 미국에서는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며, 국내 개봉일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백설공주', 대체 어떤 영화?
1937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실사화 버전인 이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마크 웹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상영시간은 106분이다.
이번 '백설공주'는 디즈니 첫 번째 프린세스 백설공주가 악한 여왕에게 빼앗긴 왕국을 되찾기 위해 선한 마음과 용기로 맞서는 판타지 뮤지컬 영화다. 1937년 디즈니의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세계 최초의 풀컬러 극장용 애니메이션이었던 원작과 달리, 2025년 버전의 '백설공주'는 선한 마음과 용기를 지닌 더욱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공주로 재탄생했다.
동화 원작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사를 입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존 이야기가 운명에 의해 이끌려 가는 공주의 모습을 담았다면, 이번 영화는 그릇된 욕망으로 왕국을 지배한 악한 여왕에 맞서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현명하게 헤쳐 나가는 강인한 백설공주를 그린다.
영화에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레이첼 지글러가 백설공주 역을, '원더우먼'으로 유명한 갤 가돗이 여왕 역을 맡았다. 갤 가돗이 연기하는 여왕은 기존의 전형적인 악역에서 벗어나 더욱 입체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했으며, 단순히 질투가 많은 여왕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인물로 그려진다.

연출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500일의 썸머'로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마크 웹 감독이 맡았으며, 음악은 '알라딘', '위대한 쇼맨', '라라랜드'의 음악 감독으로 알려진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 듀오가 담당했다. 이들은 캐릭터의 감정선과 작품의 메시지를 섬세하게 녹여낸 OST로 음악적 스토리텔링의 진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디즈니 실사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으로 주목받는 '백설공주'는 타임(TIME), 버라이어티(Variety), 롤링스톤(Rolling Stone), 데드라인(Deadline) 등 해외 유력 언론 매체들에서 2025년 올해의 기대작으로 꼽히기도 했다.
시대에 맞게 변화한 '백설공주'가 논란을 극복하고 관객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또 수지의 참여가 한국 내 영화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