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가면 꼭 나오는 단골 반찬인데…알고보니 전쟁통에 탄생한 비상 식량

2025-03-1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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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요리 단골 반찬의 유래

중국 요리에서 빠질 수 없는 절임 채소가 사실은 전쟁 비상 식량이었다.

다양한 중국 요리들  / Hyeong-Taek Lee-shutterstock.com
다양한 중국 요리들 / Hyeong-Taek Lee-shutterstock.com

바로 ‘짜사이(榨菜)’다. 짜사이는 한국에서도 짜장면이나 짬뽕을 먹을 때 단무지와 함께 제공되는 친숙한 반찬이다.

하지만 단순한 곁들임 음식으로만 생각하기에는 그 역사가 깊다.

짜사이는 전쟁 속에서 탄생한 저장식품이자, 한때 귀족들의 술안주로도 사랑받았던 고급 음식이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원조 논쟁’까지 벌어지며 흥미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 전쟁 속에서 태어난 ‘생존 음식’

짜사이 / Hikko.ne-shutterstock.com
짜사이 / Hikko.ne-shutterstock.com

짜사이는 19세기 말 청나라 시절, 중국 쓰촨(四川) 지역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쓰촨 지방은 높은 습도와 무더운 기후로 인해 채소를 장기간 보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에 소금을 이용한 절임 방식이 개발되었고, 특히 겨자줄기(갓줄기)를 사용한 절임법이 인기를 끌었다. 짜사이라는 이름도 ‘짜(榨, 짜내다)’와 ‘사이(菜, 채소)’가 결합된 단어로, 과거에는 절인 겨자줄기의 수분을 짜낸 후 기름과 함께 보관했던 방식에서 유래했다.

전쟁과 내전이 계속되던 시기에는 짜사이가 군량미 역할도 했다.

절여진 채소는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군인들이 이동하면서 먹을 수 있는 저장식품으로 사용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쓰촨 지역뿐만 아니라 중국 전역으로 퍼졌고, 이후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도 사랑받는 음식이 되었다.

◈ 한때 귀족들의 술안주였던 짜사이

현재 짜사이는 저렴한 반찬으로 인식되지만, 과거에는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다.

청나라 말기부터 20세기 초까지, 부유한 상인과 귀족들은 짜사이를 단순한 반찬이 아닌 술과 곁들이는 고급 안주로 즐겼다. 특히 숙성 과정에서 발효가 진행되면서 짜사이 특유의 감칠맛과 풍미가 깊어졌고, 이에 따라 값비싼 요리로 취급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짜사이의 생산 방식이 간소화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점차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저렴한 가격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반찬이 되었지만, 여전히 전통적인 숙성 방식으로 만든 고급 짜사이는 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 한국에서는 ‘중국집 단골 반찬’, 하지만 활용법은 다양하다

짜사이 / yukimco-shutterstock.com
짜사이 / yukimco-shutterstock.com

한국에서 짜사이는 보통 중국집에서 제공되는 기본 반찬 정도로 인식된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서는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요리법도 각기 다르다.

중국에서는 짜사이를 잘게 다져 국수나 죽에 넣어 먹거나,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 감칠맛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소비된다.

반면 일본에서는 짜사이를 얇게 썰어 라멘 토핑으로 올리거나, 마요네즈와 섞어 샐러드처럼 먹는 방법이 인기를 끈다. 한국에서도 단순한 반찬을 넘어 볶음밥, 비빔밥에 넣거나, 짜사이를 고추기름에 살짝 볶아 감칠맛을 극대화한 후 반찬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 짜사이, 단순한 절임채소가 아니다

짜사이는 단순한 절임채소로 보기엔 그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깊다.

전쟁 속에서 탄생한 저장식품이자, 한때 귀족들의 술안주였던 고급 음식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대중화되었지만, 여전히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짜사이는 국가 간 ‘음식 문화의 경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에서 시작되었지만 일본에서도 독자적인 방식으로 발전했고, 한국에서는 중국집 반찬으로 자리 잡았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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