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예방하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중국에선 성희롱 의미라는데
2025-03-11 17:54
add remove print link
'K-푸드의 힘' 이제는 세계인 식탁 점령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불고기, 비빔밥, 김치뿐만 아니라 두부도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지고지순한 순백색의 두부에 망측한 말뜻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중·일 극동 3국에서 즐겨 먹는 식재료인 두부는 중국에서 기원해 한국을 거쳐 일본에 전파됐다. 물에 불린 콩을 갈아서 짜낸 콩물을 끓인 다음 간수를 넣어 엉기게 하는 제조 방법은 비슷하다. 하지만 한국, 중국, 일본의 두부는 각기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두부의 맛과 모양을 원형 그대로 유지해 주로 찌개에 넣거나 기름에 부쳐 먹는다. 일본은 한국보다 더 부드러운 두부 질감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순두부와 모두부의 중간 질감인 연두부 소비량이 많다. 두부 발상지인 중국은 볶고, 찌고, 말리고, 발효시키는 등 다양한 조리 기술을 이용한다. 식전 요리부터 반찬, 디저트까지 두부를 활용한 음식이 대중화돼 있다.
동아시아 이민자들의 영향으로 서양 문화권에서도 두부는 익숙한 식재료다. 미국에서는 식물성 원료를 쓴 건강한 음식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현지 두부 수요가 성장하고 있다.
한국 두부는 △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 △ 높은 콩 함량 △ 다양한 요리 활용성 △ 건강식으로서 가치가 높다는 차별성으로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K-푸드 재료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한국식 두부 요리인 순두부찌개, 두부조림, 두부김치 등이 해외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를 타면서 자연스럽게 해외 시장에 확산하는 추세다.
국내 두부 선두기업 풀무원은 작년 매출액이 처음으로 3조원(3조2137억원)을 돌파했다. 해외사업 효자종목인 두부가 미국 법인 매출을 전년 대비 21.1% 끌어올린 것이 절대적이었다.

영화를 보면, 출소한 사람에게 무결함을 상징하는 흰색의 두부를 먹이는 장면이 나온다.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는 의미가 담긴 행동이라는데, 의외로 영양학적 이유도 숨어 있다.
과거엔 교도소 식단이 지금 같지 않아, 그 안에서만 식사하다 보면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쉬웠다. 이에 수형생활을 마치고 나오면 몸이 상해 있곤 했다. 이에 건강식품인 두부를 먹여 바닥난 체력을 보충한 것이 출소자에게 두부를 건네는 풍습의 시초로 알려졌다.
실제로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리는 콩이 원료인 두부는 옛날부터 건강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100% 식물성 단백질인 두부에 함유된 펩타이드 성분이 혈압 억제에 도움을 준다. 리놀레산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해 줘 혈관 질환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는 식품이다. 익혀도 비교적 딱딱하고 특유의 냄새 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원래의 콩과 달리 식감이 부드럽고 향도 그다지 강하지 않아 많이 먹기 용이하다. 또 콩보다 흡수율이 높아 소화가 잘되고 칼로리도 낮고 단백질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더불어 두부 단백질에는 두피에 좋은 케라틴이 함유돼 있어 탈모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두부샐러드와 검은콩두유의 조합은 최고의 탈모 방지 조합이라 불릴 정도다.
다만 두부도 조심해서 먹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빈혈이 있거나 심장질환을 앓는 경우다. 콩에 들어 있는 피틴산은 철분·아연 등 무기질의 흡수를 방해한다. 따라서 빈혈 환자가 콩이나 두부를 많이 먹으면 철분이 더 부족해질 수 있다. 심장질환자가 콩이나 두부 등 고단백식품을 너무 먹으면 암모니아가 많이 생성돼 심장에 부담이 갈 위험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부 원산지인 중국에서 '두부를 먹다(吃豆腐)'라는 말은 '여자를 희롱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는 것.
중국에서는 사람 많은 지하철 및 버스에서 여성의 가슴 및 엉덩이 같은 부드러운 신체 부위를 추행하는 범죄 행위를 두고서도 '두부를 먹는다'라는 은어로 표현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옛날 중국에서 두부 가게는 주로 부부가 운영했다. 남편이 밤새 콩을 갈면 아내가 낮에 두부를 만들어 팔았다.
매일 두부를 먹는 두부 가게 아줌마는 피부가 고왔다. 남자 손님들이 두부를 사러 와서 피부가 곱고 예쁜 여주인과 농담을 주고받으면 그 부인들이 질투하면서 두부 사러 가는 남편 보고 "또 두부 먹으러 가냐”며 바가지를 긁었다. 거기에서 유래해 “두부를 먹다”가 여자를 희롱한다는 의미가 됐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