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cm 압도적 크기... 식용 가능한데 한 번 먹으면 다신 안 먹는다는 조개
2025-03-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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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 닮았는데 맛은 영 별로라는 한국 민물조개

키조개는 맛이 좋기로 유명한 바닷조개다.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크기도 25~35cm 크다. 그래서 '조개의 왕'으로 흔히 불린다. 그런데 민물에도 키조개처럼 큰 조개가 살고 있다. 바로 말조개다. 말조개에 대해 알아봤다.
말조개는 한국의 강과 하천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대형 담수 조개다. 최대 30cm까지 자랄 정도로 크기가 크며, 어두운 색의 패각은 빛을 받으면 은은한 광택을 띤다. 조개껍데기의 중앙 부분에는 물결무늬의 돌기가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이런 거대한 조개가 강바닥 모래와 진흙 속에 몸을 숨기고 살아간다.
말조개는 한강과 금강 등 전국의 큰 하천과 강에서 흔히 발견된다. 주로 물이 맑고 바닥이 모래나 자갈로 된 곳을 선호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납자루의 산란을 돕기 위해 인위적으로 방류하기도 한다. 여름철에 알을 낳으며, 특이한 유생 형태인 글로키디움 상태로 물고기의 아가미나 장에 기생했다가 성체로 성장해 숙주를 떠난다.
말조개는 식용이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잘 먹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맛이 없고 지나치게 질기기 때문이다. 살을 삶아서 먹어도 되고, 양념을 잘 버무려 초장에 찍어 먹는 방법도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제로 음식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살짝 데친 뒤 초장에 찍어 먹거나, 잘게 썰어 국물 요리에 넣는 식이다.
문제는 질긴 식감이다. 특히 오래된 큰 말조개일수록 고무처럼 질겨서 씹기 힘들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타이어 씹는 맛”이라거나 “솔직히 맛없다”는 반응이 많다. 그나마 작은 말조개는 상대적으로 덜 질겨 먹을 만하다는 의견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맛있게 먹었다는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지만 커서 먹으니 질긴 식감 때문에 추억을 망쳤다는 사람도 많다.
어린 말조개는 상대적으로 먹을 만하지만, 성체가 되면 질겨서 씹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때문에 대부분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세공이나 단추 제작 등에 활용된다. 그래도 궁금증에 한 번쯤 먹어보려는 사람들은 간혹 있다.
개그맨 장동민의 아버지 장광순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말조개를 잡아 그까이꺼 대충 요리 한번 해봤슈~’라는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그는 직접 하천에서 말조개를 잡아 요리하고 시식까지 했다. 영상에서 그는 강바닥에 발을 디뎌 말조개를 찾은 뒤 손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올렸다. 잡은 말조개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장 씨 얼굴 반만 한 크기로 네티즌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요리 과정도 공개됐다. 장 씨는 껍데기를 제거하고 살을 꺼낸 뒤 불고기 양념을 만들어 조리했다. 간장, 고춧가루, 감자, 그리고 몇 가지 양념을 더해 구웠다. 시식 후 그의 평가는 기대 이하였다. 장 씨는 “아, 질겨!”라며 곧바로 표정을 찌푸렸다. 이후 몇 번 더 씹어보며 맛을 음미한 장 씨는 “안주는 제대로 되네”라며 다소 애매한 평가를 내렸다. 씹는 데만 한참 걸리는 조개살의 질감 때문인지 “타이어 씹는 맛”이라는 누리꾼들의 반응과도 일맥상통했다. 그래도 요리 자체는 정성스럽게 했기 때문에 끝까지 먹어보려는 의지를 보였지만 마지막에는 “이건 좀…”이라며 결국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튜버 진석기시대도 말조개를 잡아서 요리해서 시식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서 공개한 적이 있다. 그는 말조개의 질긴 식감에 깜짝 놀라며 “안 씹힌다. 이래서 고무를 씹는 것 같다고 말하는구나. 이가 안 들어간다”라고 말했다.
말조개와 비슷하게 생긴 귀이빨대칭이도 민물조개 중에서 크기로 유명하다. 다 자라면 최대 30cm까지 자란다. 귀 모양 돌기와 측치(조개 껍데기는 두 개의 패각이 경첩처럼 연결돼 있는데, 이 경첩 부분에 있는 돌기나 홈을 가리킨다)가 특징이다. 귀이빨대칭이도 말조개처럼 강 하류의 진흙이나 수심 깊은 곳에서 서식한다. 낙동강, 금강, 한강 유역에서 발견된다. 말조개처럼 식용이 가능하지만 질긴 식감과 맛없는 특성 때문에 인기가 없다. 게다가 귀이빨대칭이는 2005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이 조개는 개체 수가 급감해 포획 시 처벌받는다. 요리해서 먹고 싶어도 절대 잡아선 안 되며, 발견하면 보존을 위해 신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