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 윤 대통령 만나려고 관저 잇따라 방문할 듯
2025-03-1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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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국민의힘 의원들 입 빌려서 관저정치 본격화하나

윤석열 대통령이 한남동 관저로 복귀하면서 '관저정치'를 본격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구속 취소 사흘째인 10일 관저에 머물며 휴식을 이어간다. 그는 전날에도 건강검진을 받으며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다. 별도의 대국민 메시지는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현재 건강 회복에 전념하고 있으며, 외부 일정은 아직 계획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와 친윤계 의원들이 관저를 찾고 윤 대통령이 이들을 맞을 경우 본격적인 관저정치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이 직접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더라도 관저에서 이뤄지는 만남이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은 전날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안부를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계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잇따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친윤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입장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8일 윤 대통령 구속 취소 당일 국민의힘에선 김기현·박대출·윤상현·이철규·정점식·유상범·박상웅·서명옥 의원 등 10여 명이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윤 대통령의 석방을 직접 목격한 이들은 "대통령께서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고 계셨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차분히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윤상현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단 참모들부터 만날 것"이라며 관저 방문 계획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또 윤 대통령이 구속 기간 동안 "많이 배웠다"며 "과거 구속 기소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향후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 체포 당일에도 관저 앞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들을 불러 음식을 대접하고 당부의 말을 전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저 앞을 찾으면 ‘깜짝 예방’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가까운 측근들과 중요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낼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관저를 찾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탄핵 재판 변론 재개 및 탄핵 심판 각하 주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윤 대통령이 의원들을 통해 강경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탄핵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여권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겠지만, 대통령의 입장은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움직임은 야당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관저에서 정치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