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우유'로 불린다… 조선시대엔 궁중 음식으로 등장한 '고급 해산물'

2025-03-10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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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먹어 왔다는 기록
단백질, 칼슘, 철분 등 여러 영양소가 풍부

굴은 맛과 영양이 뛰어난 인기 해산물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미국, 유럽 등에서 널리 생산된다. 한국에서는 주로 남해안에서 양식되며, 겨울이 제철이다. 이 시기 굴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맛이 깊다. 굴에 대해 알아보자.

굴 자료 사진. / leungchopan-shutterstock.com
굴 자료 사진. / leungchopan-shutterstock.com

인류는 선사시대부터 굴을 채취해 먹었다. 세계 각지 유적에서 굴 껍데기가 발견됐고, 로마 시대에는 귀족들이 별미로 즐겼다. 한국에서는 삼국시대부터 먹어 왔다는 기록이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궁중 음식으로도 사용됐다.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린다. 단백질, 칼슘, 철분, 아연, 타우린, 비타민 B12 등 여러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연 함량이 높아 예로부터 정력 보충 식품으로 알려졌다. 철분이 많아 빈혈 예방에 좋고, 타우린 성분은 혈액 순환을 돕는다. 지방 함량이 적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굴은 크게 양식 굴과 자연산 굴로 나뉘며, 다양한 품종이 있다. 한국에서 흔히 먹는 참굴(일명 바지락굴)은 크기가 작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유럽에서는 벨론굴이 유명하며, 깊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일본의 이와카키굴은 크기가 크고 풍미가 진하다. 미국의 쿠마모토굴은 작고 단맛이 특징이다.

굴은 칼로리가 낮은 편이다. 100g당 약 50~60kcal 정도다. 조리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생굴로 먹을 때 열량이 가장 낮다. 굴은 흥미로운 사실도 많다.

굴 자료 사진. / barmalini-shutterstock.com
굴 자료 사진. / barmalini-shutterstock.com

굴은 수온 변화에 민감해 깨끗한 바다에서 잘 자란다. 여과 섭식(물을 걸러 영양분을 흡수하는 방식)을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한때 유럽에서는 굴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해수 탱크에 넣어 보관하고, 살아 있는 상태로 유통했다.

미국에서는 금주법 시대에 굴이 술과 함께 소비돼 인기를 끌었다. 당시에는 굴 바를 운영하는 곳이 많았으며, 생굴과 칵테일을 함께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과거 굴 가격은 지역과 시기에 따라 차이가 컸다. 한국에서는 1970~80년대까지 비교적 저렴하게 소비됐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양식 환경이 변화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자연산 굴은 양식 굴보다 비싸며, 크기와 품질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유럽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굴은 고급 식재료로 여겨진다. 미국에서는 일부 프리미엄 굴이 개당 10달러(약 1만 4000원) 이상에 판매된다.

굴은 쓰임새가 많다. 날것으로 먹거나 굴국밥, 굴전, 굴튀김, 굴찜, 굴 파스타 등으로 조리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굴을 튀겨 만든 가키후라이가 인기고, 중국에서는 굴소스를 만들어 여러 요리에 활용한다. 프랑스에서는 레몬즙이나 식초를 곁들여 신선하게 먹는다. 미국에서는 굴 스튜나 바비큐 스타일로 조리해 즐긴다.

굴밥 자료 사진. / Tammyiho-shutterstock.com
굴밥 자료 사진. / Tammyiho-shutterstock.com

자연에서 굴은 환경 정화 역할을 한다. 한 마리의 굴은 하루 동안 약 50리터 이상의 물을 정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굴을 활용해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굴은 한국에서도 중요한 식재료다. 통영, 거제, 고성 등 남해안 지역에서 주로 생산되며, 겨울철이면 전국적으로 소비가 늘어난다. 제철 굴은 회로 먹거나, 초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굴을 넣은 굴밥, 굴 칼국수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겨울철 별미다. 명절이나 잔치 때 즐겨 먹는 굴전은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굴은 영양소도 풍부하고, 맛도 좋지만 날것으로 섭취할 경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에 유행하는 급성 위장염 바이러스로, 감염되면 심한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굴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굴이 바닷물을 여과하며, 영양분을 섭취하는 특성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오염된 해수 속 바이러스가 굴에 축적될 수 있고, 이 굴을 날것으로 먹으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굴 자료 사진. / thutyapong khunchorn-shutterstock.com
굴 자료 사진. / thutyapong khunchorn-shutterstock.com

노로바이러스는 감염력이 강하고, 소량만으로도 발병할 수 있다. 평균 12~48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나며, 구토와 설사가 주요 증상이다. 발열, 복통, 근육통, 오한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약자는 탈수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가 빠르게 이뤄진다. 감염자의 분변이나 구토물과 접촉할 경우 쉽게 퍼지며,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는 것도 주요 감염 경로다. 특히 위생이 취약한 환경에서는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겨울철에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이유는 기온이 낮을수록 바이러스가 더 오래 생존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고온에서 쉽게 사멸하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영하의 온도에서도 장기간 살아남는다. 냉장 보관된 음식에서도 수개월간 생존할 수 있으며, 심지어 조리 과정에서도 충분한 가열이 이뤄지지 않으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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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저온 조리 방식으로는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하지만 85~90℃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사멸하기 때문에 굴을 익혀 먹으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주방에서 굴을 손질한 후에는 도마와 칼을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에 손을 충분히 씻어야 한다. 바이러스는 알코올 소독으로 제거되지 않으므로, 조리 도구는 끓는 물로 소독하는 것이 안전하다.

노로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손 씻기는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으로, 비누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꼼꼼히 씻는 것이 좋다.

home 조정현 기자 view0408@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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