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 해크먼 부부 사망, 비극적 전말…“부인이 일주일 전 먼저 사망”
2025-03-08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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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셰퍼드도 옷장에서 숨진채 발견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과 그의 부인 벳시 아라카와의 사망 원인이 밝혀졌다.

미 뉴멕시코주 수사당국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검시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해크먼의 사인은 고혈압과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이며, 알츠하이머병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그의 부인인 벳시 아라카와는 한타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폐 증후군을 앓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타바이러스는 쥐의 배설물을 통해 전파되며, 감염되면 발열, 근육통, 기침,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경우 폐부전이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부인 아라카와는 지난달 11일 이후 사망했으며, 해크먼은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다가 일주일가량 지난 지난달 18일쯤 심장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해크먼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어 부인의 사망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라카와는 욕실 바닥에서, 해크먼은 인근 거실에서 발견됐다. 당시 욕실 근처 부엌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지만, 유서나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부부가 키우던 독일 셰퍼드도 아라카와의 시신 근처에 있는 화장실 옷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1976년, 한국 출신 바이러스 학자인 이호왕 박사가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이 한타바이러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이 박사는 칼 존슨 미국 뉴멕시코대학 명예객원교수와 함께 한타바이러스 분리 및 동정, 신증후군출혈열(HFRS) 연구에 기여하기도 했다. 특히 유행성출혈열 예방백신 ‘한타박스’를 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연구로 인해 2021년 노벨생리의학상 후보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한편, 진 해크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약 40여 년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80편 이상의 영화에 출연한 명배우다. 그는 '슈퍼맨' 시리즈의 렉스 루터 역을 비롯해 '미시시피 버닝', '퀵 앤 데드', '크림슨 타이드', '로열 테넌바움' 등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특히, 1971년 영화 '프렌치 커넥션'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1992년 '용서받지 못한 자'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