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북극항로 띄우자…박형준 “산은부터 옮겨야”
2025-03-0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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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북극항로 개척하면 지역도 발전”
부산시 “특별법 제정·산은 이전부터”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남을 두고 "큰 기대를 했는데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박 시장의 발언이 손님을 맞는 예의에 어긋난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이날 오전 부산항만공사에서 만난 두 사람은 지역균형발전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박 시장은 부산시의 주요 현안 해결을 요청했지만, 이 대표가 북극항로 문제에 대한 설명에 집중하면서 논의의 초점이 흐려졌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기자들에게 "부산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과 시민들이 원하는 바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 정당 대표들의 의무"라며 "오늘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북극항로 설명을 듣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이 대표의 답변을 듣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동안 만나자고 했는데 대통령을 만나기보다 10배 어렵다"며 "어렵게 만든 자리에서 간곡히 요청하고 설명했음에도 이 문제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이 냉담하게 대응한 것은 저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들을 무시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박 시장은 이 대표가 부산 현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정확히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북극항로 이야기만 했고, 전재수 의원이 보완 설명을 하려 하자 말을 막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며 "검토한다는 말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박 시장의 태도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손님을 맞는 예의가 아니다"라며 "어느 정치인이 지역과 그 지역을 대표하는 단체장을 무시하려고 방문하겠나. 박 시장의 발언이 다소 과한 표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조 수석대변인은 "박 시장이 비공개 간담회에서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은 이전 문제를 언급했고, 이 대표가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며 박 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민주당은 "부산에 대한 애정이 없다는 식의 비판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북극항로와 관련한 부산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박 시장을 만났다"며 "이 문제를 균형발전 및 지방소외 문제 해결의 실천적 활동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도시 장기 발전 계획을 20~30년 두고 설계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늦을 수도 있다. 부산시와 민주당, 정부가 함께 북극항로를 개척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면담 후 박 시장의 부정적 반응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무산됐다. 민주당에 따르면 송 신부의 건강상 이유로 일정이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