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기록하며 돌풍 일으킨 한국 드라마...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
2025-03-07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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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내가 받은 것은 계약금과 러닝개런티를 합쳐서 고작...”
이 작가는 최근 유튜브 채널 ‘작가친구들’에 출연해 “‘중증외상센터’ 원작자로서 제 드라마가 제작된 것은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드라마로 인한 수익은 계약금과 넷플릭스가 제공한 러닝개런티가 전부”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드라마로 건물을 샀다는 소문이 났지만 실제로 받은 돈은 계약금과 러닝개런티를 합쳐 4000만원 정도가 전부”라고 털어놨다. 그는 원작을 스튜디오N에 넘기며 “판권을 팔아달라고 말만 했고 나머지 일은 스튜디오와 출판사가 알아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금이 약 5000만원 수준이었는데 스튜디오N과 출판사가 일정 비율을 나눠 가져가면서 절반가량이 줄었다고 했다. 그는 러닝개런티에 대해 “업계 표준이 제작비의 5% 정도인데, 넷플릭스는 그 수익의 1% 남짓을 내게 준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제작비가 200억원이라면 10억원이 수익으로 책정되고, 그중 약 1000만원이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이다. 결국 계약금과 러닝개런티를 합쳐 이낙준 작가가 손에 쥔 돈은 4000만원 남짓에 불과했다.
황당한 것은 주연급 배우들은 회당 수억 원의 출연료를 받는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톱배우의 출연료는 회당 8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의 뼈대나 마찬가지인 원작자는 톱배우 1회 출연료도 챙기지 못하는 셈이다.
이 같은 수익 격차는 넷플릭스의 정책과 깊은 연관이 있다. 넷플릭스는 막대한 제작비를 지원하는 대신 지적재산권을 일괄적으로 가져간다. 이 때문에 원작자와 제작사는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추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낙준 작가는 “드라마가 망해도, 대성공을 거둬도 내가 받는 돈은 똑같다”며 “리스크는 모두 넷플릭스가 떠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과거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뒀을 때도 원작자와 제작사는 큰 수익을 얻지 못하고 넷플릭스만 수조원을 벌어들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는 양날의 칼과 같은 플랫폼이다. 넷플릭스를 플랫폼으로 삼으면 드라마와 영화의 제작사는 적어도 손해는 보진 않는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에서도 확인된 것처럼 큰 수익도 기대할 수 없다. ‘넷플릭스 천하’가 한국 미디어업계 IP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낙준 작가는 “사람들이 제가 이 작품으로 건물을 샀다고 하는데 4000만원짜리 건물이 있으면 알려달라”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이 작가는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도 소외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대본은 3화까지만 받았고, 초벌 대본이라 최종본도 아니었다”며 “원작자가 끼어들면 진행이 복잡해진다는 이유로 넷플릭스가 정보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촬영장에 놀러 간 것도 스튜디오N과의 인연 덕분이었을 뿐 자문이나 각본 작업에는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전쟁터를 누비던 천재 외상외과 전문의 백강혁이 한국대병원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명무실했던 팀을 살려내고 생명을 구하는 데 온 힘을 쏟는 백강혁과 그의 팀원들이 긴박한 의료 현장에서 펼치는 활약이 주된 줄거리다.
주인공 백강혁은 주지훈이 맡았다. 주지훈은 뛰어난 실력과 강렬한 카리스마로 팀을 이끄는 인물을 연기한다. 백강혁의 첫 제자 양재원 역은 추영우가 맡아 열정적인 신예 의사의 성장을 보여준다. 또한 중증외상팀 간호사 천장미 역의 하영, 그리고 팀의 또 다른 핵심 인물 한유림 역의 윤경호가 출연해 드라마에 재미와 깊이를 더한다.
10부작인 ‘중증외상센터’의 제작비는 회당 3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병원 세트 제작, CG 작업, 특수효과에 많은 돈이 들어간 점을 고려한 추산이다.
‘중증외상센터’는 여러 기록을 세우며 화제를 모았다. 공개 직후 한국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TOP10 시리즈’ 1위를 차지했다. 이후 22일 연속 국내 1위를 유지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글로벌 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공개 5, 6일 차에 플릭스패트롤 점수 600점 대에 진입하며 비영어 TV쇼 부문에서 2위를 기록했고, 1월 5주 차 넷플릭스 공식 집계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한국을 포함해 칠레, 멕시코, 태국 등 19개국에서 1위를 달성했으며, 미국에서는 9위에 랭크됐다. 2월 1주 차 기준 누적 시청수는 2200만 회를 돌파하며 공개 3주 만에 넷플릭스 코리아 오리지널 드라마 중 역대 흥행 스코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