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1위 독주 중인 150만 영화, 8년간 한국영화 금지된 나라서 전격 개봉
2025-03-0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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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일주일째 박스오피스 1위 지킨 한국인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뜻밖의 나라에서 개봉한다.

중국 당국이 영화 '미키 17'의 중국 개봉을 허용했다고 한국일보가 지난 6일 보도했다. 중국은 2017년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한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콘텐츠에 대한 제한인 한한령(한류 수입 제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매체는 이날 중국 베이징 문화계를 인용해 '미키 17'(현지 제목 '볜하오')이 7일 중국 전역에서 동시 개봉한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일 베이징에서는 시사회가 열렸으며 비슷한 시기 상하이 등 6개 도시에서는 정식 개봉에 앞서 열리는 시범 개봉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키 17'은 약 1억 2000만 달러(약 1732억 원)라는 막대한 미국 자본이 들어간 할리우드 영화다. 이에 중국 특유의 애국주의 영화가 점령해 온 중국 극장가에 미국의 자본이 들어간 한국인 감독이 영화가 걸린다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한령 해제의 시작일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중국은 한국인 무비자 정책을 시행하며 한중 관계 개선에 나서는 듯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또 매체는 베이징 외교가를 인용해 중국 최남단의 섬인 하이난에서 올해 상반기 내 케이팝 공연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런 중국의 변화가 한중 관계 개선 목적보다 내수 활성화 정책에 따른 움직임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최근 공연, 영화 등 해외 문화 콘텐츠에 대해 개방하고 있다. 2018년 중국은 힙합 음악에 저급하다는 낙인을 찍었으나 지난해 미국 힙합 래퍼 칸예 웨스트의 하이난 공연을 이례적으로 허용했다. 2023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존 윅: 챕터 4'는 오는 14일 뒤늦게 중국에서 개봉한다.

지난달 28일 국내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은 현재 흥행 가도를 타고 순조로운 항해를 하고 있다. 7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미키 17'의 누적 관객수는 153만여 명, 예매율 48%를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미키 17'은 지난 3일엔 개봉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북미에서 개봉하는 '미키 17'의 예상 매출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미키 17'이 첫 주말 북미 지역의 3770개 상영관에 걸릴 예정이며 첫 주에만 약 1800~2000만 달러(한화 약 260~290억 원)의 티켓 수입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또 개봉 첫 주 전 세계 흥행 수입 예상치는 약 4000~4500만 달러(약 580~650억 원)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매체는 '미키 17'의 상영 등급이 R등급(청소년 관람 불가)이고 독립예술 영화적인 요소를 가미해 다소 마니아적인 영화라는 점에서 개봉 첫 주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입을 거두는 것은 양호한 흥행 성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키 17'이 이미 한국에서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지난 주말 660만 달러(약 96억 원)를 벌어들였을 뿐만 아니라 마블 스튜디오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를 제쳤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북미 극장가의 경쟁 상황은 나쁘지 않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작이자 '미키 17'의 경쟁작으로 꼽힌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개봉한 지 이미 한 달가량 지난 시점이라 '미키 17'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1억 2000만 달러(약 1732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인 만큼 손익분기점은 3억 달러(약 4331억 원)에 육박한다. 매체는 높은 제작비가 흥행에 있어 큰 부담이 될 거라고 짚었다.

한편 7일 국내 박스오피스 순위는 1위 '미키 17', 2위 '콘클라베', 3위 '퇴마록', 4위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5위 '힘내라 대한민국', 6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7위 '서브스턴스', 8위 '컴플리트 언노운', 9위 '첫 번째 키스', 10위 '브루탈리스트' 순이다.
지난 5일 개봉한 '콘클라베'의 이날 누적 관객수는 2만 3800여 명이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퇴마록'의 누적 관객수는 32만 5800여 명, 지난달 12일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의 누적 관객수는 160만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