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나선 관광 갑자기 중단했다, 이유를 살펴보니...
2025-03-0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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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단체관광 무산으로 외화벌이 기대만 못해…중국 당국이 허가 안하는듯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서방 단체 관광객의 방북을 허용했다가 갑작스럽게 이를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영국인 소유의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와 뉴질랜드인이 운영하는 영파이오니어투어는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북한 나선 지역 관광이 중단됐다고 공지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국경을 전면 봉쇄했다가 지난달 말부터 나선 경제특구에 한해 서방 단체 관광객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조치는 불과 며칠 만에 철회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 사정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서방 관광객들이 SNS를 통해 경험담을 공유하면서 북한의 실상이 외부로 그대로 전달됐다. 한 영국인 유튜버는 북한 당국의 엄격한 관광객 통제에 대해 "이런 경험은 세상 어디에서도 해보지 못했다"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독일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도 "북한 주민들이 가난을 숨기려 하지 않는다"며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을 직접 목격한 소감을 전했다. 이런 부정적인 후기들이 잇따르면서 북한 당국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이번 조치를 내린 또 다른 이유로는 외부 정보 유입 차단이 꼽힌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서 활동했던 기자 조 스미스는 "북한 관광 가이드들이 중국인들과 접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북 관세 정책뿐만 아니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소식까지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내부에서도 외부 소식이 전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북한이 관광을 통한 외화벌이를 지속할 수 있었다면 단기간에 이를 중단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외국인 관광 수익의 핵심은 대규모 중국인 단체 관광객인데, 아직까지 이들이 방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베이징 소재 여행사 '즈싱허이'가 모집한 중국인 대상 나선 3박 4일 관광 프로그램도 출발 당일 갑자기 취소됐다.
또한 중국 여행사 A사는 "여유국(중국 지방 정부에서 문화 및 관광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이 북한 여행과 관련된 홍보 및 모집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이는 북한이 원하더라도 중국 당국이 단체 관광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 정부도 중국 측이 북한 단체 관광 재개를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방북 중단 조치는 북한이 외부와의 접촉을 조심스럽게 관리하려는 의도를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이 서방 관광객 유치를 재개할지, 아니면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외화벌이에 집중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