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익혀서 넣는데...일본에선 희한하게 날 것 그대로 먹는 '국민음식'
2025-03-0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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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데 귀찮을 때 즐겨 먹는 초간단 국민 레시피
배가 고프지만 손 하나 까딱하기도 귀찮을 때, 간단하게 밥에 반숙 계란후라이를 하나 올리고 간장을 뿌려 먹으면 정말 든든하다. 이 음식만큼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것이 없다. 바로 간장 계란밥이다.

전국민이 사랑하는 '국민 음식' 간장 계란밥은 일본에도 존재하는데, 일본에서는 날계란을 밥 위에 올려 간장을 뿌리고 섞어 먹는 '타마고가케고항'이라는 요리로 유명하다. 이 음식을 흔히 'TKG'라고 부르기도 한다. 차이점은 우리나라 간장 계란밥은 주로 반숙 계란을 사용하지만, 일본은 날계란을 그대로 올려 비벼 먹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날계란을 식사로 먹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 일본에서는 날계란을 즐겨 먹는 편이다. 과연 일본은 왜 날계란을 밥에 얹어 먹기 시작했을까?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일본에 닭이 기원전 100년 경 한반도를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당시 일본은 불교의 영향을 받아 육식을 금지했기 때문에, 계란 역시 식용으로 여겨지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일본에서 계란을 식용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에도 시대부터였다. 에도 시대 초기에는 우리나라처럼 계란을 팔러 다니는 장수도 있었고, 그 당시 사람들은 계란을 귀중한 완전식품으로 여겨 보양식처럼 먹었다. 이 시기에는 매일 계란을 먹지 않았고, 그 대신 특별한 날이나 보양식으로만 소비되었다고 한다.
에도 시대 말기의 요리서에는 계란밥 레시피가 등장한다. 가마솥에 지은 밥 위에 계란을 깨뜨려 넣고 뚜껑을 덮은 뒤 뜸을 들여 양념을 얹어 먹는 방법으로 소개되었다. 하지만 이때는 날계란보다는 익힌 계란이 더 선호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날계란을 밥에 얹어 먹는 문화는 메이지 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이 날계란 덮밥을 만든 사람은 기자이자 사업가인 기시다 긴코라는 인물이다. 그는 아침마다 밥에 날계란을 올려 먹었고, 그 맛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파했다. 이후 이 문화는 점차 확산되었고, 다이쇼 시대에 접어들면서 양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계란을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계란은 여전히 비쌌고, 일본 수필에서 당시 식탁을 묘사한 글을 보면 한 가정에서 부모와 아이 셋이 한 개의 계란을 나눠 먹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후 쇼와 시대에 들어서면서 양계 기술이 미국에서 도입되어 계란 생산량이 급증했다. 그 덕분에 가정에서도 쉽게 계란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1970년대에는 일본인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이 250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일본에서 계란과 관련된 다양한 식문화가 발전하면서, 날계란 덮밥도 일상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날계란 덮밥 전용 계란과 간장도 판매될 정도로 날계란을 즐기는 문화가 확립되었다. 이 전용 계란은 밥 한 공기(약 160g)에 딱 맞는 크기로, 비린내가 적고 맛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2019년에는 일본에서 '날달걀 계란밥 연구소'가 설립되어, 전국 90종 이상의 다양한 브랜드 계란을 갖춘 '환상의 달걀 가게'가 등장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날계란을 더욱 즐기기 위해 이처럼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
비록 간장 계란밥의 기본적인 구성은 같지만, 사람마다 먹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간장 계란밥을 먹을 때 버터나 참기름을 추가하는 사람도 있고, 일본에서는 날계란의 노른자만 사용하거나 가쓰오부시를 올리는 등 다양한 변형이 존재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계란을 즐기는 문화가 흥미롭다.
날계란을 섭취할 때 기대할 수 있는 효능은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다섯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단백질 보충
날계란은 고품질의 단백질이 풍부하다. 계란에 포함된 단백질은 우리 몸의 근육 형성과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날계란은 특히 체내 흡수율이 높은 단백질을 제공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공급
날계란은 비타민 A, B군, D, E 등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비타민 B12는 신경계 건강에 도움을 주고, 비타민 D는 뼈와 면역 체계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피부 건강에 도움
계란에는 비타민 A와 E가 풍부하게 들어 있어 피부를 건강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두 가지 비타민은 피부 세포를 재생시키고,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중 관리
날계란은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으로, 체중을 관리하려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다. 단백질이 풍부하여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주며, 과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뇌 기능 향상
계란에는 콜린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콜린은 뇌의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성분으로,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또한, 뇌세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
날계란은 여러 가지 건강 효능을 가지고 있지만, 식용 시에는 신선한 계란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안전을 위해 위생 상태에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