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독초로 불렸는데…이제는 전 세계를 점령한 필수 식재료

2025-03-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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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럽에서 독초로 오해받았던 채소

한 때는 독초로 오해를 받아 기피했던 채소가 있다.

토마토 농가 / AnEduard-shutterstock.com
토마토 농가 / AnEduard-shutterstock.com

바로 '토마토' 이야기다. 독이 있는 식물로 오해받았던 토마토가 오늘날 전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슈퍼푸드로 자리 잡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토마토는 기피 대상에서 어떻게 건강식품의 상징으로 거듭났을지 알아보자.

◈ 남미에서 유럽으로 건너간 ‘악마의 열매’

토마토 / nnattalli-shutterstock.com
토마토 / nnattalli-shutterstock.com

토마토의 기원은 남아메리카 안데스 산맥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주민들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토마토를 재배하고 식용으로 사용해왔다. 하지만 유럽에서의 초기 반응은 전혀 달랐다.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신대륙 탐험 과정에서 토마토를 발견하고 유럽으로 가져갔지만, 유럽인들은 이를 식용이 아닌 관상용 식물로 취급했다.

특히, 붉은색을 띠는 토마토의 모양이 당시 맨드레이크 같은 독초와 닮아있어 ‘악마의 열매’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다.

◈ 유럽 귀족들이 외면한 이유

절인 토마토 / Anna Puzatykh-shutterstock.com
절인 토마토 / Anna Puzatykh-shutterstock.com

토마토가 독초로 오해받은 가장 큰 이유는 당시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던 식기 때문이었다.

16~17세기 유럽 귀족들은 주로 납이 함유된 주석 접시를 사용했는데, 토마토의 산성이 접시에서 납 성분을 녹여내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었다. 이런 사고가 반복되자 토마토는 자연스럽게 유해한 식품으로 낙인찍혔다.

그 결과,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토마토를 기피하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 미국에서의 공개 시식회를 통한 토마토의 반전

토마토에 대한 오해를 풀고 본격적인 식품으로 자리 잡게 된 계기는 19세기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1820년대 미국 뉴저지의 로버트 기븐 존슨 대령은 토마토가 독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해 법원 앞에서 공개적으로 토마토를 먹는 시식회를 열었다.

당시 많은 사람이 그의 죽음을 예상했지만, 존슨 대령은 아무런 이상 없이 멀쩡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서 토마토에 대한 오해가 점차 풀리기 시작했고, 이후 토마토는 요리에 빠질 수 없는 재료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도 처음에는 반찬보다는 과일처럼 후식으로 먹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토마토를 설탕에 찍어 먹는 식문화가 남아 있다. 이후 서구식 요리가 대중화되면서 토마토는 샐러드, 요리 소스 등으로 점점 활용 범위를 넓혀갔다.

◈ 현대의 슈퍼푸드로 인정받다

토마토 / Azaddin Evliyaogullari-shutterstock.com
토마토 / Azaddin Evliyaogullari-shutterstock.com

오늘날 토마토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건강에 좋은 슈퍼푸드로 각광받고 있다.

토마토에 풍부하게 함유된 리코펜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과 항암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토마토를 가열하면 리코펜의 흡수율이 더욱 높아져 토마토소스나 수프 등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한때 독이 있는 위험한 식물로 여겨졌던 토마토는 이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식품이 되었다. 토마토가 가진 영양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스페인 ‘토마토 축제’(라 토마티나)처럼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나긴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고 현대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필수 식재료가 된 토마토의 변신은 흥미로운 역사적 사례로 남아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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