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트럼프 대통령 리더십 아래서 일할 것”…공중·해상 휴전 제안
2025-03-0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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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원 중단에 대해 전망은 엇갈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든 군사 지원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한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공중 및 해상에서의 휴전을 제안하며 저자세를 취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에서 일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 계획을 내놨다.
그는 "첫 단계로 포로를 석방하고, 동시에 공중과 해상에서 휴전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에너지와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는 데 사용되는 미사일과 장거리 드론 공격 금지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단 그는 "러시아가 그렇게 한다면"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과도 유사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하늘과 바다,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한 달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상전은 전선이 광범위해 즉각적인 확인이 어렵다며 공중과 해상에서부터 휴전을 시작하자고 했다. 영국 역시 이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미국이 바이든 행정부 당시 합의했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뒤였다. 그는 "우리 중 누구도 끝없는 전쟁을 원치 않는다. 우리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빠르게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평화가 지속되기 위해 나와 우리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에서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군사 지원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광물 협정과 관련해 언제든지 편리한 형식으로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며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백악관 회담이 진행되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일을 바로잡아야 할 때이며, 우리는 협력과 소통이 건설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지원 중단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크라이나 내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X를 통해 "이미 마무리 단계에 있는 군사 지원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에 실제 어떤 프로그램이 중단되는지 평가해야 한다"며 "유럽 파트너들을 통해 대체 무기를 구매하거나 제공받을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군사 지원 프로그램은 법적 절차를 거쳐 의회 승인을 받은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만으로 당장 중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또 포돌랴크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이미 미군 원조가 장기간 중단되는 상황을 경험한 바 있으며, 이에 적응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조 중단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의 휴전 제안이 실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