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제철 보양식인데… 미국에선 '개밥취급' 당하는 생선
2025-03-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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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 대우받는 생선의 정체
한국에서 귀한 제철 별미로 꼽히는 식재료가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사료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황태다.
한국에서 겨울이 되면 꼭 먹어야 하는 별미 중 하나가 황태다.
살얼음이 낀 황태국 한 그릇이면 속이 뜨끈하게 풀리고, 황태구이 한 점이면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울 수 있다. 강원도 대관령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숙성된 황태는 쫀득한 식감과 깊은 감칠맛을 자랑한다.

숙취 해소에 좋고 단백질이 풍부해 예로부터 보양식으로도 사랑받아 왔다.
하지만 같은 황태가 미국에서는 전혀 다른 취급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 귀하게 여겨지는 황태가 미국에서는 반려동물 사료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 미국에서는 ‘그냥 건어물’ 수준

미국에서도 명태는 알래스카와 북태평양 해역에서 잡히지만, 사람보다 동물들이 더 많이 먹는다. 미국인들에게 명태는 대중적인 생선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냉동 상태로 유럽이나 아시아로 수출되거나, 가공돼 반려동물 사료로 활용된다.
실제로 미국의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Pollock’(미국에서 명태를 부르는 명칭)이 포함된 제품이 많다.
저지방 고단백이라 강아지와 고양이들에게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지만, 미국인들은 굳이 먹으려 하지 않는다. 바닷가 지역을 제외하면 명태를 찾기도 어렵고, 명태 요리를 해 먹는 문화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 같은 생선, 다른 운명

황태가 한국에서 귀한 몸이 된 건 대관령의 자연이 만들어낸 숙성 과정 때문이다. 영하 10도를 오가는 추운 날씨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명태는 깊은 풍미를 갖게 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이런 가공 방식이 존재하지 않아 명태가 특별한 식재료로 여겨지지 않는다.
같은 바다에서 잡힌 생선이지만, 한국에서는 겨울철 대표 보양식이 되고, 미국에서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의 사료가 되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