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재명의 엔비디아 언급에 강력 반발 "사회주의냐" "무서운 구상"
2025-03-0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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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경제와 시장 원리 철저히 무시한 공상적 계획경제 모델”
오세훈 “자해적 아이디어”... 유승민 “황당한 공상소설 같다”
민주당 “국민의힘의 뻔뻔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반박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 유튜브 방송에서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긴다면, 그중 70%는 민간이 가지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발언했다. AI 기업 투자금의 일부를 공공이 지출하는 대신 그 수익을 국민에게 분배하자는 의미다.
이에 대해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 발언은) 현실 경제와 시장 원리를 철저히 무시한 공상적 계획경제 모델과 다름없다"며 "개인의 이익은 전체의 이익을 위해 희생될 수 있다는 전체주의적 모델"이라고 비판했다.
함 대변인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처럼, 모든 이가 '공정하게' 나눠 가진다는 미명 아래 개인과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억누르고 국가가 삶을 배급하는 사회를 떠오르게 한다"며 "공상은 자유지만 국민은 거부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여권 인사들도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입으로는 기업과 경제를 외치지만, 머릿속은 결국 국가가 기업 성과를 독점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무서운 기본사회 구상을 드러낸 것"이라며 "'우클릭'으로 포장하고 실제로는 '사회주의'로 나아가자는 것이냐. 이 대표가 말한 '엔비디아 같은 기업이 생기면 국민 모두가 지분 30%를 나누자'는 발상은 기업 성장의 동력인 투자 의지를 꺾는 자해적인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이런 생각이면 어떤 창의적인 기업가가 한국에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시작하겠나"라며 "입으로는 기업과 경제를 외치지만 머릿속은 결국 국가가 기업 성과를 독점 관리하겠다는 무서운 구상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 차기 대선 준비 조직인 집권플랜본부의 '집권시 삼성전자급 기업을 6곳 키워내겠다'는 목표에 대해서도 "기업과 기술이 만드는 국가 번영의 원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재명의 나라'에서 삼성이든 엔비디아든 생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국가 위기 상황에서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기업을 옥죄고 국가 개입을 강화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보다 더 황당한 공상소설 같은 얘기"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연일 우클릭하다 중도보수를 자처한 이 대표가 '감세'를 넘어서 말도 안 되는 '전국민 면세' 방안을 내놓았다"며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엔비디아 같은 회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방법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상상 속의 회사가 있다고 가정하고 뜯어먹을 궁리만 하고 있다"며 "지분 30%를 국유화하는 게 이재명식 성장전략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빅테크와 스타트업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아무말 대잔치"라며 "정치가 할 일은 '어떻게 하면 창조적 파괴와 혁신, 기업가정신이 꽃을 피우는 시장경제를 만들 것인가'에 답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성장을 수백 번 외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성장의 전략과 해법이 없는 성장론은 선거용 정치구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혁신성장으로 가기 위한 구체적 전략과 개혁만이 우리 경제를 다시 고성장의 길로 나아가게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의 어이없는 발언은 또 있다. '수십만 청년들이 왜 군대에 가서 저렇게 막사에 앉아 세월을 보내고 있나'는 발언이다"라며 "군 미필자 이 대표 눈에는 우리 청년들이 할 일 없이 군대 막사에 앉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걸로 보이는 모양"이라고 일갈했다.
끝으로 "드론전쟁의 시대가 왔으니 군대도 군인도 필요 없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라며 "AI, 드론 등 무인기, 로봇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전쟁을 이기는 것은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군인과 군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스틱과 버튼만 눌러서 국방이 가능하다면 왜 전 세계가 군대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라며 "생각 좀 하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공격했다. 그는 전날 올린 글에서 "이 대표가 아무리 '오른쪽 깜빡이'를 켜도 본질적으로 반기업적, 반시장적 인물이라는 게 증명됐다"라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한국에도 엔비디아 같은 혁신 기업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다. 하지만 기업이 성공하면 법인세를 가져가는 것도 모자라, 지분 30%를 국민에게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면, 그 기업이 한국에서 사업을 영위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여당이 '색깔론'을 꺼내 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의 ’AI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 대담에 관한 국민의힘의 말장난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라며 "이 대표는 엔비디아 같은 고도 기술 기업을 육성해 국가와 국민이 고르게 잘 사는 기본사회를 만들자고 이야기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계획경제'라느니, '전체주의적'이라느니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 같은 전체주의, 권위주의, 극우 세력을 비판하기 위해 올더스 헉슬리가 집필한 ‘멋진 신세계’를 논거로 사용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뻔뻔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국민이 잘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비전을 두고 철 지난 색깔론 말고는 할 말이 없나"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