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리, 이례적으로 트럼프 맹비판 "잔혹하게 젤린스키 망신 줘"

2025-03-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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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는 굽히지 않았다" 감사 표해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 / 바이루 총리 페이스북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 / 바이루 총리 페이스북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잔혹하게 망신 줬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루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지난 금요일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믿을 수 없는 장면이 전 세계에 펼쳐졌다"고 했다. 이어 "잔혹하고 망신 주려는 의도로 젤렌스키 대통령을 침략자들의 요구에 굴복하게 하려던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루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언급하며 "한마디로 '푸틴과 합의하지 않으면 버려질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빠지겠다'고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민주적 책임감과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위해 젤렌스키는 굽히지 않았다"고 하며 감사를 표했다. 또 백악관 정상회담 파국이 두 가지 피해를 남겼다고 했다. "하나는 우크라이나의 안보이고 다른 하나는 대서양 동맹"이라고 밝혔다.

바이루 총리는 러시아의 전면전으로 프랑스와 유럽대륙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하고 위험한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그의 연설에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AP통신은 "바이루 총리의 입에서 이례적으로 솔직한 비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는 "처음부터 싸운 사람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수위를 조절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언급과 대조를 이룬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프랑스 정부 내에서조차 드문 직설적인 발언"이라며 "바이루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 현지 매체 르 몽드는 "바이루 총리의 발언은 미국과의 외교적 긴장을 드러낸 순간"이라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봤다"고 전했다. 르 몽드는 또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속하며 유럽 안보를 강조하는 가운데 나온 강경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프랑스는 오랜 동맹국으로 통상 불쾌한 사건이 있어도 공개 비난은 삼가는 게 외교적 관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생중계된 백악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안보 보장을 요구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사실상 윽박지르고 쫓아내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AP통신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한다'고 쏘아붙이며 회담이 끝났다"고 보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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