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입술 포진, 드디어 '희망' 보인다

2025-03-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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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페스, 숨어있다 기습하는 바이러스의 비밀
과학이 밝혀낸 바이러스 재활성화의 놀라운 메커니즘

수십억 명이 감염됐으며 한 번 감염되면 몸에서 사라지지 않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가능성이 열렸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1형(HSV-1)은 주로 입과 코 주변에 물집과 통증, 가려움, 붉은 반점 등을 유발하는 구순포진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염성이 매우 강한 이 바이러스는 전 세계 50세 미만 인구의 60% 이상, 약 38억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HSV-1은 생식기 헤르페스를 비롯해 바이러스성 뇌염, 치매 등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더욱이, 한 번 감염되면 체내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스트레스, 피로, 감기 등의 요인으로 인해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Leka Sergeev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Leka Sergeeva-shutterstock.com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은 최근 연구에서 이 바이러스가 스스로 활성화되는 과정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HSV-1은 ‘UL12.5’라는 단백질을 생성해 미토콘드리아의 핵산이 세포질로 방출되도록 유도함으로써 재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진은 또 다른 감염이 발생할 경우 UL12.5 단백질 없이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HSV-1이 단순히 감염 환경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병원체를 감지하는 것만으로도 복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HSV-1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재활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통제한다는 점이 놀라운 발견”이라며 “바이러스가 뉴런 손상, 감염, 기타 세포 스트레스 요인을 인지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숙주로 이동할 준비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arijaBazarova-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arijaBazarova-shutterstock.com

현재까지 HSV-1의 재발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구진은 UL12.5 단백질 억제제를 활용한 HSV-1 제어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으며, 바이러스의 반응을 추적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기존의 치료법이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는 반면, 바이러스 단백질을 직접 표적으로 삼는 새로운 치료법은 인체의 숙주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치료보다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HSV-1 치료법 개발에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가 더 진행된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재발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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