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윤 대통령 수감, 마음 무거워…여당 단합해야”

2025-03-0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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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지도부와 약 1시간 회동
여당 단합 줄곧 강조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최근 정치 상황을 두고 "집권 여당이 단합해야 한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에 당부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 국민의힘 제공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가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 국민의힘 제공

박 전 대통령은 3일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여당 지도부를 만났다.

이날 예방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집권 여당 의원들이 소신을 앞세워 개인 행동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대내외 정세와 민생 경제가 어려운 만큼 여당이 끝까지 챙겨달라"고 강조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을 두고 ‘마음이 무겁다’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 크다"며 "조기 대선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여러 가능성을 두고 집권 여당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의 건강 상태도 염려했다. 신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질문하자 권영세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예방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과 권 원내대표의 과거 악연이 다시 주목받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이에 대해 신 대변인은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마음을 아프게 해 죄송하다’고 먼저 인사했고,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이니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과거 관계도 재조명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수사하던 윤 대통령은 당시 국정감사에서 수사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후 지방을 전전하며 한직을 맡았지만, 2016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초래한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에 합류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며 '적폐 청산'을 주도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사태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끝에 사퇴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 20대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022년 4월 윤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박 전 대통령과 만나 과거의 일에 대해 사과하고, 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윤덕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극우 세력과 야합해 헌정 질서를 부정하려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의 계엄령 이후 국민의힘이 보이는 태도는 사안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탄핵을 부정하고 옹호하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 자체가 이미 탄핵이라는 국민적 합의가 끝난 사안을 다시 꺼내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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