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황실에서 먹던 귀한 음식인데…한국에선 흔하게 볼 수 있는 기본 반찬

2025-03-0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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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인삼으로 불리는 특이한 생명체

전 세계적으로 고급 식재료이자 보양식으로 유명하지만, 한국에서는 횟집 반찬으로 흔하게 등장하는 음식이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huwadon Suwannaboot-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Phuwadon Suwannaboot-shutterstock.com

바로 바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독특한 생명체 중 하나, 해삼이다. 중국에서는 귀한 약재로, 유럽에서는 미식가들의 고급 요리로 소비되는 해삼이 한국에서는 왜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걸까?

◈ 중국에서는 ‘바다의 인삼’, 한국에서는 흔한 반찬

해삼 / kungfu01-shutterstock.com
해삼 / kungfu01-shutterstock.com

중국에서는 해삼을 ‘하이선(海参)’, 즉 ‘바다의 인삼’이라 부르며 귀한 약재로 여긴다. 중국의 전통 한의학에서는 해삼이 원기를 회복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믿으며, 노인이나 병을 앓은 사람들에게 해삼 요리를 챙겨 먹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에서는 건해삼(말린 해삼)이 고급 요리의 필수 재료다. 건해삼은 말리는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크기가 줄어드는데, 물에 불리면 원래 크기의 7~10배까지 복원된다.

이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고급 중식당에서는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요리로 제공된다. 대표적인 해삼 요리로는 ‘불도장(佛跳墙)’이 있는데, 전복, 해삼, 샥스핀 등 최고급 해산물이 들어가는 중국 황실 요리다.

반면, 한국에서는 해삼이 비교적 쉽게 양식되고 있으며, 횟집에서 기본 반찬으로 제공될 정도로 흔하게 소비된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해삼회는 대표적인 술안주로 인기가 많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해삼을 간장에 절인 ‘해삼장’으로도 즐긴다.

◈ ‘씹을수록 바다 향이 난다’… 해삼을 두고 갈리는 반응

해삼요리 / HelloRF Zcool-shutterstock.com
해삼요리 / HelloRF Zcool-shutterstock.com

해삼을 한 번이라도 먹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 독특한 식감과 맛 때문에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쫄깃하면서도 물컹한 식감, 씹을수록 퍼지는 바다 향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은 극찬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입에도 대지 않는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해삼은 도전적인 음식 중 하나다.

해삼을 생으로 먹는 한국의 방식은 서양인들에게 생소하며, 일부 외국인들은 “고무를 씹는 느낌”이라거나 “바다를 통째로 먹는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해삼의 깊은 감칠맛과 씹는 재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전 세계적으로 고급 해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

◈ 해삼의 몸값, 왜 한국에서는 저렴할까?

횟집의 해삼 / CHO GAKYUNG-shutterstock.com
횟집의 해삼 / CHO GAKYUNG-shutterstock.com

한국에서는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해삼 양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해삼의 대부분이 양식산이기 때문에, 수입이나 자연산 해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반면, 중국에서는 양식 기술이 부족해 대부분 자연산 해삼을 채취하며, 이 과정에서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에서는 해삼을 단순한 해산물 반찬으로 소비하는 반면, 중국과 일본에서는 해삼을 활용한 다양한 요리법이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해삼을 젓갈로 만든 ‘고노와타(このわた)’, 내장을 활용한 ‘구루메(くるめ)’ 등이 고급 요리로 대접받는다. 이처럼 조리법과 수요 차이도 해삼 가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해삼은 전 세계적으로 건강식이자 고급 요리로 사랑받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고급 요리 식재료로 비싸게 거래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해산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해삼의 건강 효능이 주목받으면서, 고급 해삼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예전에는 그냥 초장에 찍어 먹는 반찬이었다면, 이제는 해삼탕, 해삼 볶음 등 다양한 요리법이 등장하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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