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없어서 못 먹는데...일본에선 생태계 망치는 괴물이라는 '한국생선'
2025-03-0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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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래생물법에 의해 생태계 피해 주는 종으로 지정
가물치는 한국 민물 생태계의 최강자로 불리는 육식성 어종으로, 민물 먹이사슬의 정점에 위치한 최상위 포식자다. 최대 1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와 톱니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며,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특성을 지닌 이 물고기는 민물 상어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다.

가물치는 일반적으로 다른 어종들과는 달리, 배가 불러도 공격을 멈추지 않으며, 산란기에는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공격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공격적이다. 한국 생태계에서 가물치에게 천적은 수달과 인간뿐으로, 1대 1로 가물치를 상대할 수 있는 다른 어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살아있는 가물치를 손질하다가 손가락을 잃을 위험이 있을 정도로 그 공격력이 강하다.
가물치는 아가미 외에도 '공기실'이라는 보조 호흡기관을 갖추고 있어 물 밖에서도 며칠간 생존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가물치는 물 밖으로 나와 다른 호수나 강으로 이동하는 능력을 지니며, 비가 오는 날에는 뭍으로 나와 팔딱거리며 이동하기도 한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가물치는 예로부터 하늘로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의 실체라고 여겨지며, 신령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했다. 또한, 가물치 낚시는 그 독특한 성격과 고난도의 낚시 기술을 요하는 특성 때문에 민물낚시 중 가장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한다.
이러한 가물치는 일본에서 큰 문제를 일으킨 외래종으로, 일본의 외래생물법에 의해 생태계 피해를 주는 종으로 지정됐다. 일본에서는 원래 존재하지 않던 가물치가 품종 개량을 위해 처음 도입되었지만, 방생 후 빠르게 번식하며 악어거북, 장수도롱뇽과 함께 일본 생태계의 3대 천적 중 하나로 꼽히게 됐다.

일본에서는 가물치가 기존 어종들의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악명 높은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가물치는 한국 민물 생태계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생해왔으나, 외국 생태계에선 심각한 생태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에서 배스나 블루길이 토종 민물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과 유사한 맥락에서, 일본에서도 가물치는 생태계를 급격하게 변화시킨 파괴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울트라맨’ 시리즈에서는 가물치가 거대한 물고기 괴물 '무르치'로 등장하기도 하며, 이를 통해 가물치의 위협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는 가물치가 일본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그 위험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예시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가물치가 민물낚시의 대상이자 맛있는 생선으로 귀하게 여겨지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가물치는 한국 전통에서 보혈에 좋은 음식으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향약집성방》에는 가모치(加母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피로 회복과 산모의 산후조리에 특효가 있다고 전해진다. 가물치는 단백질이 풍부한 어류로, 가물치찜, 가물치탕, 가물치즙 등 다양한 요리로 소비된다.
이 물고기는 특히 허해진 몸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지닌다. 가물치에 포함된 단백질, 비타민 B1과 B2 등의 성분은 에너지 생성과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회복 중인 환자들에게 유익하다. 또한, 산모에게도 큰 도움이 되며, 소화가 잘 되어 출산 후 기력을 회복하고 붓기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가물치는 고혈압과 같은 혈관 질환 예방에 좋고 이뇨작용과 골다공증 예방에도 유익하다. 또한, 치질 개선, 다이어트, 아이들의 성장 발육에도 탁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가물치는 차가운 성질을 지닌 음식으로, 냉한 체질을 가진 사람이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 혈압이 낮은 사람에게는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섭취 시 주의가 필요하다. 이와 같은 특성을 고려하여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