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도 모른다…박쥐가 퍼트리고 있다는 '전염병' 정체

2025-02-2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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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가 숨긴 치명적 전염병, 과연 그 실체는?
불과 5주 만에 50명 사망, 미스터리 감염병의 공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원인 불명의 괴질이 확산하면서 지역사회에 큰 불안이 조성되고 있다.

박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전염병은 발병 후 불과 5주 만에 사망자가 50명을 넘어서며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 북서부 지역에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아프리카 사무소가 지난 15일 발표한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 보고된 감염 사례는 431건이며, 이 중 53명이 사망했다. 감염자의 치명률은 12.3%에 달해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박쥐 / Carl Allen-shutterstock.com
박쥐 / Carl Allen-shutterstock.com

환자들은 발열과 구토, 근육통,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일부는 코피를 흘리고 혈액을 토하는 등 심각한 출혈 증상도 나타냈다. 특히 사망자의 대부분이 증상 발현 후 48시간 이내에 숨진 것으로 나타나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보건 당국은 지난달 초 에콰테르주 볼로코 마을에서 발생한 사례를 최초 발병으로 보고 있다. 당시 박쥐를 먹은 어린이 3명이 숨졌는데, 이들이 사망 직전 심각한 출혈 증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박쥐가 감염원의 매개체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박쥐는 에볼라 바이러스와 마버그열 등 치명적인 출혈열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져 있으며,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구체 역시 박쥐에서 발견된 바 있다. 그러나 WHO 조사팀이 18개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이번 발병이 마버그열이나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감염병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 지역의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점을 고려할 때 감염병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조기 대응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박쥐 / PardaliS-shutterstock.com
박쥐 / PardaliS-shutterstock.com

한편, 콩고민주공화국은 현재 M23 반군과 민주군사동맹(ADF) 등 100여 개의 무장단체가 활동하며 내전이 지속되고 있다. 다행히 이번 감염병이 발생한 북서부 지역은 내전이 격렬하게 진행 중인 동부 지역과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어, 보건 당국의 대응에는 다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에도 콩고 남서부 지역에서 원인 불명의 질환이 발생해 수백 명이 감염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질병의 원인은 중증 말라리아로 확인됐지만, 이번 감염병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WHO와 현지 보건 당국이 신속한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감염 경로와 확산 속도를 감안할 때 추가적인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 사회는 콩고민주공화국의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만큼, 이번 감염병 사태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지원과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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