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리플, 2013년 이후 가장 큰 업그레이드 예고... 리플X 엔지니어들이 주도

리플(Ripple)사가 XRP 원장(XRPL)에 네이티브 프로그래밍 기능을 도입하는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이번 개선은 2013년 XRPL 출범 이후 가장 중요한 변화로 평가된다.

새로운 기능이 적용되면 개발자들은 XRPL의 기존 효율성과 보안을 유지하면서도 맞춤형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리플X(RippleX) 엔지니어들이 주도한 이번 업그레이드는 금융 기관과 개발자들에게 더욱 확장된 활용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26일(현지 시각)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전문 매체 더크립토베이직 등에 따르면 XRPL은 기존에도 탈중앙화 거래소(DEX), 에스크로(Escrow), 네이티브 토큰 등 금융 기관을 위한 필수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이러한 기능을 세부적으로 조정하거나 확장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기능(Smart Features)'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다.

스마트 기능은 기존 XRPL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Extension)'이라는 코드 조각을 추가해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금융 기관들은 에스크로, 자동화 마켓 메이커(AMM), 토큰 전송 등의 기능을 필요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첫 번째로 도입되는 기능은 '스마트 에스크로'(Smart Escrows)다.

기존 XRPL의 에스크로는 특정 시간 경과 후 또는 암호를 입력해야만 자금이 해제되도록 설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새로운 기능을 활용하면 특정 계정만 자금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거나, 수령자가 특정 NFT를 보유해야만 출금이 가능하도록 설정하는 등 보다 정교한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부동산 거래 및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리플X는 스마트 기능이 향후 AMM, 계정 보안, 규제 준수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토큰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s)도 XRPL에 도입될 예정이다.

XRPL의 스마트 컨트랙트는 이더리움(ETH)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지만, 기존 XRPL 기능과의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높은 효율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XRPL의 확장성을 높이면서도 기존 시스템의 강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옴니 네트워크(Omni Network)의 공동 창립자인 오스틴 킹(Austin King)은 이번 변화를 "2013년 XRP 원장 출범 이후 가장 큰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리플X는 이번 업그레이드와 함께 EVM 사이드체인(EVM Sidechain)도 중요한 개발 로드맵의 일부로 유지할 계획이다.

EVM 사이드체인은 이더리움 개발자들이 솔리디티(Solidity)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XRPL에서 배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 리플 CTO는 이번 변화를 "2025년 XRPL의 기관용 디파이(DeFi) 확장을 위한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리플X는 스마트 에스크로의 초기 개발자 네트워크를 1분기에 출시하고, 2분기에는 전체 기능이 포함된 테스트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3분기에는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스마트 에스크로 기능을 공식적으로 활성화할 예정이며, 4분기에는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자 네트워크가 도입될 예정이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EVM 사이드체인이 XRP의 기본 가치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슈워츠는 사이드체인이 여전히 XRP 생태계 내에서 운영되며, 수수료는 XRP 기반으로 지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EVM 사이드체인은 또 다른 XRP 생태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