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출신 학생들이 많이 먹는다는 음식…백종원이 최고로 치는 이 음식

2025-02-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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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구이 그 이상의 음식…서민들의 애환 품은 별미

이하 고갈비. / 유튜브 채널 'SBS Entertainment'
이하 고갈비. / 유튜브 채널 'SBS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 'SBS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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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상 기온 여파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몸값이 다소 뛰었지만 여전히 밥상에 자주 오르는 '국민 생선' 고등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데다 몸에 이로운 영양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별난 고등어 요리가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고등어는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가 성어기인데 연중 어획량의 절반 이상이 이때 잡는다. 맛도 이즈음이 최고다. 그런데 전국 고등어 생산량의 80%가량이 위판되는 고등어의 고장, 부산에서는 특별한 고등어 요리법이 있다. 닭갈비와 어원이 유사한 '고갈비'다.

고갈비는 고등어를 반으로 쪼개 소금을 뿌린 채 놔뒀다가 연탄불에 노릇노릇 구워낸 음식이다. 별도로 염장하지 않은 생물 고등어를 바로 손질해 소금 친 다음, 6시간 정도 숙성해 석쇠에 구워 먹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고등어 소금구이다.

1970년대 중반 무렵 돼지국밥, 밀면, 먹장어구이 등 독특한 음식이 포진한 부산에서 비집고 나온 요리법으로. 명칭과 달리 고등어의 갈비(?)로 만든 게 아니다. 고갈비라는 이름은 퍽 희화적이다. 고갈비라는 이름을 언제 누가 붙였는지 정확하지는 않다.

유튜브 채널 'EBS 컬렉션'
유튜브 채널 'EBS 컬렉션'

갈비를 먹고 싶었던 옛사람들의 욕망이 투영된 이름이란 설이 유력하다. 돈이 궁해 소갈비나 돼지갈비를 먹기 어려우니 흔히 구할 수 있는 고등어를 구워 고갈비라 명명해 놓고 '아, 오늘 갈비 먹었다!'며 진짜 갈비 대신 고갈비로 위안을 얻었을 터다. 육고기를 뜯는 느낌이라도 가져 보려고 누군가 고등어 소금구이를 고갈비로 불렀을 것이다. 마치 닭의 갈빗살을 쓰지 않는 닭갈비처럼. 일본에서도 비슷한 예로 장어구이 소스만 있는 덮밥이 있다.

또한 요리 연구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주장대로 "고(高)학력 출신 학생들이 많이 먹어서 고갈비로 불렸다"는 설도 있다.

유튜브 채널 'SBS Entertainment'
유튜브 채널 'SBS Entertainment'

고갈비는 단순한 고등어구이가 아니다. '빈자의 꽃등심'이란 별명이 붙은 고등어가 지천으로 널려 있던 시절 배고픈 흙수저들이 호사를 누릴 수 있는 유일하다고 할 정도의 음식이었다. 산업화 과정에서 힘들고 어려웠던 서민들은 물론 식자층과 고학생이 당시 암울했던 시절의 울분을 막걸리 한 잔과 함께 토해내던 낭만과 애환을 고스란히 담은 음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고갈비에는 지금의 장년층에게는 30~40년 전의 추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즐거워서, 괴로워서. 슬퍼서, 힘들어서 술잔을 기울일 때 실과 바늘처럼 빼놓을 수 없는 안줏거리가 바로 고갈비였다.

백종원 대표는 특히나 고갈비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방송에서 "고갈비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고백한 적도 있고, 유튜브에서도 고갈비 레시피를 소개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막걸리와 함께 먹으면 최고라고 추천하기도 했다.

부산 중구 광복동 ABC마트(옛 미화당백화점) 뒤편 골목길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12개의 고갈비 전문 식당이 앞다퉈 손님을 맞아 ‘고갈비 골목’으로 불렸다. 이후 1990년대부터 하나둘 문을 닫고 지금은 두 곳 정도만이 남아 명맥을 이어 가고 있다.

대신 부산을 찾은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빅데이터 음식점 검색 앱 '다이닝코드'에 따르면 전국에 860여 곳의 고갈비 맛집이 성업 중이다.

유튜브 채널 'SBS Entertainment'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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