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장 술렁…“5000억 벌겠다” 폭탄 선언한 대한축구협회장 후보

2025-02-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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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개최
정몽규, 허정무, 신문선 세 후보의 삼파전으로 진행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가운데, 기호 2번 신문선 후보가 "축구협회 매출을 5000억까지 올리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워 선거장을 뜨겁게 달궜다.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병지 강원FC 대표이사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정몽규, 신문선, 허정무 세 후보는 오후 1시부터 40분간 번갈아가며 소견을 발표했다. 192명의 선거인단은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1차 투표를 진행하며, 유효투표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을 경우 최소 득표자를 제외한 두 후보 간 결선투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신문선 후보는 소견발표회에서 "돈을 버는 축구협회가 되어야 한다. 회장의 역할이다. 돈을 벌겠다"라며 강력한 경제적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축구협회 매출을 1000억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5000억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축구협회의 매출을 1000억, 2000억에서 3000억 그리고 5000억까지 도전하겠다. 리뉴얼되는 축구협회의 비전과 신문선 브랜드를 앞세워 마케팅 사업을 치열하게 전개하겠다"라고 선언한 신 후보는 "축구를 팔겠다. 축구 이미지를 팔겠다. 돈을 벌기 위해 세계적인 광고 담당자들을 만나겠다"며 구체적인 수익 창출 방안도 제시했다.

특히 신 후보는 "승패에 매몰된 축구 비즈니스에서 탈피하겠다"며 "축구협회는 축구를 팔아 재정을 마련하고 각급 대표팀 지원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10년, 20년 뒤에는 한국축구가 월드컵 우승을 위해 달릴 수 있게 비용을 투자하겠다"며 원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신문선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후보자 소견 발표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문선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후보자 소견 발표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문선 후보는 소견발표회를 통해 총 7가지 핵심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축구협회의 쇄신과 리뉴얼을 위해 일을 하겠다"라며 ▲정부와의 긴장 관계 해소 ▲프로축구리그 재정 건전성 및 행정 기조 변화 ▲심판연맹의 신설 및 독립 ▲축구인들을 위한 축구협회 ▲대표팀 결과에만 집중된 문화 개선 ▲깨끗하고 청렴한 축구협회 인사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신 후보는 지난 12년간 축구협회의 이미지가 '무능' 등 부정적으로 추락했다고 진단하며, "문화체육관광부는 27개의 부정 행위를 짚으면서 징계를 내렸지만 직전 집행부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정몽규 후보의 출마를 위해 나몰라라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선된다면 공정하고 투명하게 축구협회를 이끌어가겠다. 축구협회의 주인은 축구인들이며, 축구주주는 국민이다. 그에 맞는 기관으로 쇄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신문선 후보는 축구협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정부와의 관계 회복을 꼽았다. 그는 "정부 측으로부터 축구센터에 투입된 56억의 국가보조금 환수와 이 금액에 대한 5배에 달하는 제재 부과금을 부과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들었다"며 심각성을 강조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정부가 지원하던 연 300억 원이 넘는 지원금을 5년간 중단하겠다는 이야기"라며, "3년 동안 1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차단된다면 혼란이 예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 후보는 "당선 즉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긴급 협의를 할 것이고, 문체부와 27개 징계에 대해 조속히 처리 후 정무적 해결로 이어가겠다. 이를 위한 소통 채널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프로축구리그 운영 방식에 대한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기업구단이 과거처럼 축구 상업적 가치,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기반한 과감한 축구투자를 유도하겠다"며 "축구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행정적 가치를 가동해 구단의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고, 축구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 행정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시도민구단이 단 한 번도 선수임금을 연체하지 않은 독특한 시장이 한국축구다. 그럼에도 재정 건전성을 앞세워 시도민 구단을 압박하고, 연봉 공개 및 승리수당 강제를 앞세워 구단 경영에 관여하고, 이도 모자라 22세 이하 출전과 같은 희안한 규정을 만들어 대학축구까지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강등제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구단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어 변화를 위해 축구협회는 프로축구연맹과 구단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한시적으로 1부리그 팀을 확대하는 전략을 구축하겠다"고 제안했다.

특히 인사 쇄신에 대한 강한 의지도 보였다. "돈 없고, 백 없어도 대표팀 선수가 될 수 있는 협회를 만들겠다. 특정 대학 카르텔이 권력을 쥐고 흔드는 선수 선발, 감독 선발은 제 임기 동안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신 후보는 "평생 축구판에서 빚을 진 적이 없고, 학연에 기댄 적도 없고, 부정한 축구판에 몸을 담근 적도 없다"며 자신의 청렴함을 강조했다. 이어 "선수, 감독 선발에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신문선 축구협회는 직전 집행부처럼 조직은 있지만 조직원들은 권한이 없는 로봇 집행부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후보와 허정무 후보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규 후보와 허정무 후보 / 뉴스1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날 선거에서는 신문선, 정몽규, 허정무 세 후보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후보는 "재임 기간 축구협회 재정을 2000억 원 규모로 키웠고, 방송 중계권도 2.5배로 늘렸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한국 축구 미래를 책임질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가 7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동호인부터 K리그1까지 이어지는 1~7부 디비전 시스템도 만들었다"고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다.

허정무 후보는 "협회를 과감히 개혁해 한국 축구를 월드컵 8강 이상, FIFA 랭킹 10위 이내에 도전하는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지도자 교육 관리위원회 신설, 심판 수당 인상 및 연봉제 도입, A매치 입장 수입 일부를 지역 축구협회에 배분하는 정책도 제시했다.

신문선 후보는 마지막으로 "선거인들에게 보내드린 공약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이행할 것이라는 것을 약속한다. 총 7가지의 공약은 예산, 조직, 실행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작성하게 됐다. 이는 저의 숙제이며, 이 숙제검사는 당선이 된 후 4년 뒤에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4시쯤 선거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만약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소 득표를 얻은 후보자를 제외한 나머지 두 후보 간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축구계 안팎에서는 앞선 대한체육회장 선거와 한국대학축구연맹,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선거에서 유력 후보가 패배한 전례를 들어 이번 선거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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