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마지막 날] 정청래, 울먹이며 눈물 훔치고 애국가 읊기도 (영상)
2025-02-2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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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도록 만장일치 윤 대통령 파면을"
헌법재판소는 오후 2시에 1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이날 변론을 끝으로 심리가 마무리됐다. 절차는 증거조사, 양측 종합변론, 그리고 청구인(국회)과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최종 진술 순으로 진행됐다.
국회 측은 12·3 비상계엄 직후 국회 본청 지하 1층 CCTV 영상을 핵심 증거로 내놨다. 영상에는 계엄 해제 의결 직후인 12월 4일 오전 1시 6분쯤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모습이 찍혔다. 국회 측 장순욱 변호사는 "군인들이 전력을 차단하고 자리를 뜨는 장면이 명확히 담겼다"고 설명했다.
국회 측은 계엄 당시 국회 봉쇄가 외부 테러리스트 위협을 차단하려는 조치였다는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의 헌재 증언을 반박하며, 김 단장이 텔레그램 대화방에 "본회의장 막는 게 우선" "진입 시도 의원 있을 듯" "문 차단 우선" "비엘탄 개봉 승인"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는 언론 보도를 증거로 제시했다. 장 변호사는 "김 단장의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 측 김계리 변호사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재명 대표가 계엄 당시 월담하는 영상을 재생하며 "아무도 없는데 혼자 담을 넘는 모습"이라며 "국회 출입이 차단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또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과 통화하는 국정원 CCTV 영상을 제시하며 홍 전 차장의 메모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증거조사는 약 1시간 10분 만에 끝났고, 오후 3시 10분경부터 국회 측 종합변론이 시작됐다. 국회 측은 9명의 대리인이 각기 주제를 나눠 변론을 펼쳤다. 이광범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이 유일한 해답"이라며 "선출된 자가 스스로 선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면 민주공화국은 존립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금규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처벌을 감수한 군인과 부하들을 거짓말쟁이로 몰며 탄핵 내란을 공작 중"이라며 "진실게임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내 아들을 계엄군으로 만들려 한 윤 대통령에 말할 수 없는 분노와 배신감, 두려움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최후 진술에 나선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한 강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정 위원장은 "12·3 내란의 밤, 전 국민이 TV 생중계를 통해 국회를 침탈한 무장 계엄군의 폭력 행위를 목격했다"며 "하늘은 계엄군 헬리콥터 굉음을 똑똑히 들었고, 땅은 무장한 군홧발을 봤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국민과 전 세계 외신이 한국의 비상계엄 친위 쿠데타를 실시간으로 지켜봤다"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파면해야 할 필요하고 충분한 조건은 이미 성숙됐다"고 단언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총칼로 헌법과 민주주의 심장인 국회를 유린하려 한 자"라며 "피로 쓴 민주주의 역사를 혀로 지우려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윤석열은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서한 바로 그 국회에 계엄군을 보내 침탈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한 자는 파면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은 국가고, 헌법은 국민이다"라며 "국가를 사랑하는 국민을 총칼로 죽이려 한 자가 바로 윤석열"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위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2월 3일은 전시나 국가비상사태가 아닌 평온한 날이었다"며 "공공 안녕질서를 해친 장본인이 윤석열 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무회의 심의도, 국무총리 거친 절차도 없이 계엄을 선포한 건 명백한 위헌"이라며 "정상적 회의록조차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상계엄을 해제할 유일한 권한이 국회인데, 그 국회를 무장 병력으로 통제하려 했다"며 "국회 유리창을 깨부순 건 질서 유지가 아니라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중앙선관위 침탈, 사법부 인사 체포 시도는 삼권분립을 위반한 국헌문란"이라며 "노상원 수첩에 담긴 '문재인·유시민 등 500명 확인사살' 같은 섬뜩한 계획은 영구 집권 음모의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평생 축구만 한 차범근 감독마저 해치려 한 이유가 뭐냐"며 "권력자가 무너뜨리려 한 평화로운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윤 대통령은) 경고성 계엄이라느니 아무 일도 안 일어났다느니 변명하지만, 피해를 줄인 건 국회로 달려온 시민과 담을 넘은 의원들 덕분"이라며 "사상자 없이 끝난 게 자랑이냐. 또 계엄 하겠냐"고 따졌다. 그는 "윤석열은 부정선거 망상에 사로잡혀 국회를 반국가 세력으로 몰았다"며 "총선으로 뽑힌 국민까지 종북으로 모욕하는 거냐"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계엄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언급하며 "계엄 한 마디에 시가총액 140조 원이 사라졌고, 환율 급등, 내수 붕괴로 소상공인이 폐업 위기에 몰렸다"며 "50년 공장을 지켜온 사장이 재정난에 직원을 내보냈다는 읍소가 국민 목소리"라고 전했다. 외교 손실도 지적하며 "미국은 당혹을 표했고, 일본·EU와의 정상외교가 취소돼 국격이 실추됐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은 대통령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 마음속 대통령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인 헌재가 민주주의 적을 물리쳐야 한다"며 "윤석열을 신속히 파면해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민이 헌법으로 내란을 막아냈다"면서 "파면은 헌법이 살아있다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대해 반박하며 "월담 영상이 국회 출입 차단이 없었다는 증거"라고 맞섰지만, 국회 측은 "총칼로 국민을 위협한 내란 행위가 핵심"이라며 공세를 가했다. 헌재는 이날 변론을 모두 듣고 심리를 종결했다.
정 위원장은 피청구인인 윤 대통령이 앉은 자리와 재판관석을 번갈아 바라보며 파면을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던 시절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애국가 가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피청구인의 비이성적·반역사적 비상계엄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현실적 망동이었지만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정 위원장의 최후진술이 끝난 뒤 12분이 지나자 윤 대통령이 법정에 들어섰다. 윤 대통령은 방청석에 있던 국민의힘 의원들과 한 명 한 명 악수를 나눈 뒤 피청구인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때 최후진술까지 2분이 남은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은 국회 측으로는 고개를 전혀 돌리지 않았다.
<탄핵소추위원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최후 진술 전문>
존경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님, 국회 소추위원 법제사법위원장 정청래입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할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사건을 심리하시는 동안 역사적 중압감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에 대한 열정으로 일관해 오신 재판관님들의 노고와 헌신에 국민 한 사람으로서 경의를 표합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을 위하여 피청구인 윤석열은 파면되어야 합니다. 12.3 내란의 밤, 전국민이 TV 생중계를 통해 국회를 침탈한 무장한 계엄군들의 폭력행위를 지켜보았습니다. 하늘도 알고 땅도 압니다. 하늘은 계엄군의 헬리콥터 굉음을 똑똑히 들었고, 땅은 무장한 계엄군의 군홧발을 보았습니다. 호수 위에 떠있는 달그림자도 목격자입니다. 전국민이 목격자고 전세계 외신들도 한국의 비상계엄 친위 쿠데타를 실시간으로 타전했습니다.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파면해야될 필요하고도 충분한 조건은 이미 성숙됐습니다. 대한민국 오천만 국민이 생각이 다 같을 수 없습니다. 남녀가 다르고 태어난 일시가 다르고 태어난 지역과 환경과 문화도 다릅니다. 그래서 생각도 다르고 의견도 주장도 다릅니다. 그러나 다른 것과 틀린 것은 구별돼야 합니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다른 사람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혐오, 멸칭하고 탄압해서도 안 됩니다. 더군다나 권력을 악용해 상대방을 탄압 제거 수거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됩니다. 한 사람이 천하고 우주라 했습니다. 밤 하늘에 떠 있는 별처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은 다 존중받아야합니다. 이것이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기본권 조항들을 관통하는 근본 원칙입니다.
대한민국은 국민 주권 영토로 구성돼 있습니다. 국민이 곧 국가입니다. 국민은 국가를 사랑하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국민은 국가를 사랑하기에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생각이 달라도 애국가와 태극기를 사랑합니다. 국가를 위하여 개인을 희생하면서 헌신 봉사하는 애국심은 대한민국 국민이 1등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나라를 사랑합니다.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군부독재로부터 나라를 지킨 것도 국민이고 발전시킨 것도 국민입니다.
허리띠 졸라매며 자식들 교육시켜 오늘날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뤄낸 주인공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국민들이었습니다. 영화 기생충 오징어게임 BTS의 나라, 문화강국, 올림픽 금메달의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을 이룬 것은 대한민국의 우리 자랑스러운 아들딸이었습니다. 나라를 지킨 것도 국민이고 나라를 발전시킨 것도 국민입니다. 나라의 주인도 국민입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헌법을 사랑합니다. 헌법은 생각과 주장 의견이 다를 때 대한민국은 이 방향으로 가자고 결정해 둔 대국민 합의문서입니다. 국민 전체의 약속이자 국민이 지켜야 할 국가 이정표입니다. 헌법은 나침판입니다. 헌법은 국민이고 애국가이고 태극기입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도 헌법 위 군림할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 이것이 헌법 제1조 민주공화국의 헌법정신입니다.
그런데. 나라와 헌법을 사랑하는 국민을 총칼로 죽이려 했고 피로써 지켜온 민주주의를 짓밟고, 피를 잉크 삼아 한 자 한 자 찍어쓴 헌법을 파괴하려 했던 사람 있습니다. 피로 쓴 민주주의 역사를 혀로 지우려 했습니다. 총칼로 헌법과 민주주의 심장인 국회를 유린하려 했습니다. 지금 이 탄핵심판장에 있는 피청구인 윤석열입니다.
헌법 수호 최후의 보루 헌재 재판관님, 프랑스공화국은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습니다. 민족 반역자에게는 공소시효가 없다며 나치 부역자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였기에 역설적이게도 프랑스는 관용의 나라 톨레랑스의 나라가 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문화예술 강국 프랑스는 이렇게 건설됐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는 1945년 8.15 광복 이후 반민특위 좌절로 친일 부역자를 처벌하지 못했고 그 결과 정의와 불의, 애국과 매국, 민주주의와 독재가 혼재돼 민주주의에 대한 도발과 준동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타락하고 오염된 반민주적 반헌법적 요설과 궤변의 고리를 끊어야 합니다. 갈 길이 아무리 멀다고 해도 민족 정기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평화가 꽃피는 문화예술 강국은 민주주의 토양에서 자라나는 나무입니다. 민주주의 기초는 국가 발전의 토대입니다. 민주주의 발전 과정이 국가 발전 과정입니다. 민주주의 정착 없이 국가발전 이룬 나라는 없습니다. 선진국 중에서 독재국가는 없습니다. 민주주의와 국가 발전 주적이 바로 독재입니다. 국가 발전을 위해 독재의 독을 해독해야 합니다. 독재 전형적 모습이 비상계엄, 내란 그리고 영구집권 음모입니다.
피청구인은 2022년 5월 10일 국회에서 취임했습니다. 헌법 제69조에 따라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위하겠다는 선서를 하고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겠다고 다짐했던 바로 그 장소! 국회에 계엄군을 보내 침탈하고 헌법을 유린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말살하려 했던 피청구인 윤석열은 파면돼야 마땅합니다. 현직 대통령에게는 형사불소추권이라는 헌법적 특권이 있지만 현직 대통령이라도 내란을 저지른 경우에는 헌법수호 차원에서 무관용해야 한다는 것이 헌법 제11조와 헌법 제84조의 정신입니다. 내란의 범죄는 현직 대통령 포함해 누구라도 예외 없이 처벌 대상입니다. 앞서 국회 법률대리인들께서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과 파면 사유에 대해 법리를 이미 수차례 명징하게 설명했습니다. 저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 목소리 담아 피청구인을 파면해야 할 이유에 대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피청구인 윤석열은 헌법 제77조에서 규정한 계엄 조건을 위반했습니다. 헌법 제77조 1항에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서 군사상 필요에 의하거나 공공의 안녕 질서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12월3일 대한민국은 전시사변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도 아니었고, 병력으로서 군사상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평온한 하루였습니다. 병력으로서 공공 안녕질서를 해친 장본인이 피청구인입니다. 계엄 선포는 논란 여지 없는 명백한 위헌행위입니다.
둘째, 피청구인 윤석열은 계엄 선포 절차적 정당성을 위반했습니다. 헌법 제82조는 대통령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서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 군사에 관한 것도 또한 같다'고 돼 있습니다. 계엄법 제2호5항은 대통령이 계엄 선포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한다. 제6항 국방부장관 또는 행정안전부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계엄선포를 건의할 수 있다고 돼있지만 피청구인은 헌법 제82조와 계엄법 제2조를 모두 위반했습니다. 계엄 선포 시 정상적 국무회의 심의과정이 없었습니다. 국무위원들 증언에 따르면 국무총리를 거치는 절차도 하지 않았고, 개회선언, 폐회선언, 안건 토론 등 정상적인 국무회의도, 부서한 회의록 문서도 부존재해 보입니다. 피청구인을 파면해야 할 뚜렷한 증거이자 이유입니다.
셋째, 피청구인 윤석열은 비상계엄 해제할 유일한 권한 있는 국회를 침탈했습니다. 헌법 제77조5항에는 국회가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한 경우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비상계엄을 해제할 수 있는 건 유일하게 국회입니다. 이런 국회의 권한과 권능을 강압에 의해 방해하려고 국회를 무장 병력으로 통제, 봉쇄하려고 했습니다. 이는 형법 제87조, 형법 제91조에서 규정한 내란의 죄를 위반한 명벡한 국헌문란 내란 행위입니다. 국회 질서 운운하지만 국회는 국회 내에 자체 질서유지 시스템 있습니다. 국회 유리창 깨부수고 난입한 건 질서 유지가 아니라 억압이고 폭력입니다. 국회 질서를 문란하게 한 건 다름 아닌 피청구인 윤석열 본인입니다.
넷째, 피청구인은 위헌, 위법적 포고령을 발표했습니다. 계엄포고령 1항 국회와 지방 의회, 정치적 활동과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건 헌법 제77조 제3항을 정면으로 위반했습니다. 설령 합법적 계엄이더라도 국회에 관해서는 어떤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다섯째, 계엄군이 중앙선관위를 침탈한 것도, 사법부 주요한 인사를 체포 구금하려 한 것도 모두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습니다. 사법권 독립을 전면으로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의 삼권 분립 정신에도 위배됩니다. 이것은 헌법 제77조 제3항, 헌법 제114조, 헌법 제105조, 헌법 제106조 헌법기관의 독립성 정신을 위반했고, 형법 제91조 헌법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한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에 해당합니다.
이 외에도 피청구인이 비상계엄 이후 보여준 사법정의 파괴행위는 국민들에게 큰 실망과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피청구인은 12.3 내란사태 이후 법관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거부하며 사법기관의 법 집행을 무법천지로 만들었습니다. 극히 일부 지지자들에게 기대 국가 혼란을 부추기고 선동하는 듯한 추한 모습을 보였고, 부정선거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제가 보기에 계엄선포문에도 없던 사후 알리바이에 불과합니다. 만에 하나 그가 다시 복직하면 또다시 비상계엄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매우 위험한 인물입니다.
존경하는 헌법 재판관님. 피청구인 윤석열에 대한 헌법과 법률 위반행위는 두 차례의 준비절차와 오늘 11차 변론기일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심리를 거친 서증과 영상, 16명 증인의 증언에 의하여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쯤 되면 피청구인은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해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머리 숙여 사과해야 마땅합니다. 사람이라면 양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대국민 사과는커녕 경고성 짧은 계엄이었다느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느니 변명합니다. 이로 인해 국민은 계엄선포의 당시의 충격 그 이상의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일찍 끝난 계엄이 피청구인의 공로입니까? 사상자 없이 끝난 계엄이 피청구인의 자랑입니까? 계엄의 피해를 그나마 줄일 수 있었던 것은 국회로 달려온 시민들, 계엄군을 막아선 국회 보좌진들, 장갑차를 막아선 시민들 덕분입니다. 본인도 실토했듯이 명백한 불법 명령에 소극적으로 저항했던 군인, 계엄해제를 위해 목숨 걸고 담을 넘었던 국회의원들의 합작품입니다. 경고성 계엄이고 아무 일도 안 일어났으니 또 계엄을 하시겠습니까? 사람이라면 염치가 있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군사독재와 비상계엄에 대한 아픈 상처를 품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1980년 5월 광주를 핏빛으로 물들였던 전두환 신군부의 비상계엄을 생생히 기억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왜 찔렀지, 왜 쏘았지, 트럭에 싣고 어딜 갔지. 망월동의 부릅뜬 눈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광주 학살의 상흔과 그 정신들이 45년 후 내란의 밤 국회를 지켜주었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말처럼, 과거가 현재를 도왔고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했습니다.
민주 헌법 지킴이 헌재 재판관님. 피청구인은 비상계엄선포 긴급담화문에서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 되었고, 자유 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기도하고 있고, 국회가 자유 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이 된 것 같다. 대한민국이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있다.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습니다.
피청구인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도 2024년 12월 대한민국이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풍전등화의 운명에 처해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혹시 명태균 황금폰으로 인한 본인만의 위기는 아니었습니까? 국회가 범죄자의 소굴입니까? 국회가 반국가세력입니까? 국회가 종북 반국가단체라면 총선에서 투표한 국민들도 반국가 종북 세력이란 말입니까?
국가 예산편성권은 행정부에 있고 예산심의 의결권은 국회의 권한입니다. 용처를 소명하지 못해 국민 혈세 낭비로 지목되었던 검찰 특수 활동비를 삭감했다고 계엄을 한다면, 과학기술 분야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피청구인은 누가 응징해야 합니까? 1%도 되지 않는 국가 예산을 깎았다고 비상계엄을 한다면 매년 비상계엄을 해야 하는데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또 비상계엄을 할 작정입니까?
위헌위법한 고위직 공무원들을 탄핵할 권한은 국회에 있습니다. 국회의 엄연한 합법적 탄핵권한을 말씀하시는데, 피청구인도 그 국회의 권한에 따라 탄핵되었고 법률적 절차에 따라 지금 이곳에서 탄핵심판을 받고 있습니다. 피청구인 역시 헌법과 법률에 따라 20여 차례나 거부권을 행사했지 않습니까? 김건희 특검법, 채해병 특검범 등 본인과 아내에 대한 이해충돌이 있는 법안도 다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습니까? 국회도 대통령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각자 권한을 행사한 것입니다.
국가기관은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 권한을 합법적으로 행사해야 합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헌법과 법률을 깡그리 무시하고 반헌법적 내란을 획책합니까?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국민과 헌법에 주먹질하고 린치하면 되겠습니까?
피청구인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아 거부권을 행사한다고 했습니다. 여야 합의는 헌법과 국회법 어느 법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 자체가 반헌법적입니다. 총선 때 한 표라도 한 석이라도 더 얻으려 노력하는 이유는 헌법 제49조에서 규정한 국회의사결정은 다수결로 하라는 헌법적 명령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야 합의가 법 통과의 전제조건이라면 이는 총선민의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반헌법적 반법률적 언동입니다. 대의민주주의 헌법 부정입니다. 무엇하러 총선 합니까선 합니까?
존경하는 재판관님. 피청구인은 경고성 계엄이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가상현실에 있는 사람처럼 말합니다. 본인은 체포 지시를 하지 않았다며 전 국정원 홍장원 1차장과 전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공작이라고 주장합니다. 누구보다 피청구인에게 충직했던 두 사람이 무슨 이유로 피청구인을 모함한다는 말입니까? 피청구인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들은 사람이 두 사람만의 증언도 아닌데, 들은 사람들 모두 공작에 가담했다는 것입니까? 이게 가능합니까?
국회 내란국조특위에서 노영훈 방첩사 수사실장은 "군사경찰의 미결수용소라는 정상적인 구금시설이 있음에도 B1 벙커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정상적이지 않았다"고 증언했고, 김대우 전 방첩사 수사단장은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3명에 집중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는 질의에 "네"라고 분명하게 답했습니다.
또한 이곳 재판부에서 유일하게 직권으로 채택한 증인인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역시 "내부에 들어가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똑똑히 증언했습니다. 피청구인 측의 의원을 요원으로 둔갑시키려는 꼼수는 실패했습니다.
설령 야당이 종북 반국가 단체라서 그 주요 인사들을 체포해 구금하려 한 것이라면, 집권 여당 한동훈 대표는 왜 체포하려 한 것입니까? 결국 피청구인은 반국가 세력이라는 허울을 씌워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인사들의 씨를 말려버리려 했던 것은 아닙니까? 이들을 모두 수거하고 영구 집권을 꿈꿨던 것 아닙니까?
노상원 수첩은 또 무엇입니까? '노상원 수첩 잠자리 폭발물·화학약품, 치밀한 수거 계획'이라는 섬뜩한 내용입니다. '살해 암시', '노상원 수첩에 문재인·유시민 등 500명 확인사살', '정치인·법조인·방송인·스포츠인 전방위 겨냥', '포승줄로 수집소 보내', '모든 좌파세력 붕괴', 언론보도의 제목들입니다.
평생 축구밖에 모르는 차범근 감독은 왜 해치려 했습니까? 차범근 감독은 "저는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가 아닌 다른 일이나 가치에 대해선 관심과 욕심이 없다. 내 이름이 그 수첩에 왜 적혀 있는지 황당하고 놀라울 따름"이라며 "저는 평화와 사랑, 행복 같은 말들이 내 삶에 채워지는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몽상에 빠져있던 권력자가 무너뜨리려 한 평화로운 일상을 회복해야 합니다. 피청구인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강변하지만 많은 일이 일어났고 계엄의 피해는 엄청납니다. 국민들은 아직도 내란성 스트레스로 잠 못 들고 서부지법 폭동사태와 같은 끔찍한 사태를 목도했습니다. 헌법수호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까지 테러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이 저지른 내란으로 국민들은 서로 적으로 규정하고 심리적 내전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존경하는 헌재 재판관님. 대한민국은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대외의존성이 높은 경제구조상 국가 안정이 곧 경제고 평화가 곧 경제입니다. 민주주의 선진국 대한민국을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는 전 세계에 우리의 민주주의 회복 능력을 보여 줘야 합니다. 하루 빨리 내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시키는 것이 그 출발점입니다.
계엄에 따른 국정 혼란과 불안감으로 인한 피해가 너무도 큽니다. 1차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직후인 12월 9일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계엄 선포' 한 마디에 시가 총액 140조 원이 사라졌습니다.
계엄 이후 환율은 급등했고 내수 경기도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피청구인의 말과 달리 계엄의 후폭풍은 컸습니다. 건물마다 '임대문의' 안내문이 나붙고 식당주인은 손님이 없다며 아우성치며 폐업을 고민합니다.
오늘 최후변론서를 작성하겠다고 국민 목소리를 댓글로 달라고 했더니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수천명 목소리 중 한 목소리입니다. 저에게 보내온 한 소상공인 사장님의 읍소입니다. "제조 도매 자영업자입니다 12.3 이후로 급 주문하락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다가 2월을 끝으로 직원 3명을 부득이하게 내보내고 가족 4명이 어렵게 운영 중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워낙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은 마이너스통장으로 어찌어찌 채워줬는데 계엄 이후로는 IMF보다 심각한 것 같아요. 50년 동안 지켜왔던 공장 문 닫게 생겼습니다." 이것이 고통스러운 국민들의 목소리입니다.
국익 추구가 최종 목표인 외교적 피해가 막심합니다. 미국 정부는 비상계엄 발표가 미국 정부에 사전 통보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혹과 우려를 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와의 초기 정상외교 골든타임을 놓쳤습니다.
2024년 12월로 예정되었던 일본 나카타니 겐 방위대신의 방한, 2025년 연초로 예정되었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방한이 취소되었습니다.
EU와 유럽 국가들은 한국의 민주주의 훼손에 대하여 우려를 표하고 있고, 스웨덴 총리 방한이 취소되고, 2025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방한도 연기되는 등 국격 실추에 따른 피해가 너무도 큽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비상계엄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은 대한민국 국군입니다. 군부 독재의 폐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우리 헌법 제87조는 군인은 현역을 면한 후가 아니면 국무위원으로 임명될 수 없다고 규정해 군의 정치적 중립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의 사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 계엄군으로 동원된 군은 자신들이 지켜야 할 국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다는 오명을 쓰게 되었습니다. 실추된 군의 명예를 되살려 이들이 다시 나라와 국민을 지킨다는 자긍심으로 복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군의 존재 이유를 허물어뜨린 피청구인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들. 저는 12월 3일 밤 10시 50분경 비상계엄 긴급속보를 보고 살 떨리는 두려움을 안고 국회 후문 담장을 넘었습니다. 계엄군이 먼저 진을 치고 있다가 체포, 연행하지는 않을지 두려웠습니다. 국회 운동장 근처에서 본청으로 한 발짝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36년 전 1988년 9월의 밤이 마치 어젯밤 악몽처럼 떠올랐습니다.
새벽 1시 안기부에 잡혀 지금도 알 수 없는 서울 을지로 어디메쯤 한 호텔로 끌려가 수건으로 눈을 가린 채 속옷 차림으로 4시간 동안 주먹질 발길질로 고문 폭행을 당했습니다. 살아있음이 고통이었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노상원 수첩대로 시행됐다면 수많은 사람이 죽음을 피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관님 대한민국은 세계가 놀랄 만큼 한국 현대사 100년 동안 왕조 국가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해주는 나라로, 문화예술의 강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지구촌 곳곳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도 대한민국은 유수의 민주주의 선진국이 되었고, 군사적으로도 세계 6위의 강대국이 되었습니다. 백범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문화가 꽃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외국의 어떤 나라도, 북한도 감히 흔들 수 없는 나라라고 자부해왔습니다. 이런 자랑스러운 나라에서 현직 대통령에 의해서 국회가 계엄군에 의해 침탈당하고, 정적을 제거하기 위해 친위 쿠데타를 일으키는 끔찍한 일이 생길 줄은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피청구인 윤석열은 지금도 비상계엄이 고도의 통치행위라며 반성과 성찰을 거부한 채 계엄과 내란을 정당화 시키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그를 파면함으로써 하루 빨리 대한민국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헌법 재판관님 헌법재판소는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이며, 국민 주권을 지키는 마지막 방파제입니다. 피청구인의 반헌법적 내란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위헌적 시도였으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반헌법적 도발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은 군통수권자로 부여받은 막강한 권한을 남용하여 군과 경찰을 사유화하는 중대한 위헌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아직도 부정선거 음모론의 포로가 되어 총선 결과로 구성된 국회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탄핵이 기각되면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가겠다는 둥 허무맹랑한 변명과 식언을 잠시 후에 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민들은 피청구인의 적반하장, 남 탓만 하는 아무말 대잔치를 이제 믿지 않을 것입니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한들 누가 믿겠습니까? 피청구인의 말에 속지 맙시다.
무신불립이라 했습니다. 신뢰를 잃은 대통령은 국민 앞에 다시 설 수 없습니다. 민심은 바다와 같아서 배를 띄울 수도 뒤집어엎을 수도 있습니다. 피청구인에게서 민심은 떠났습니다. 피청구인의 반헌법적 내란 행위는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의 사익과 탐욕을 위한 권력 남용과 헌정 질서 파괴로 인해 국민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국민이 더 이상 이를 용납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입니다.
피청구인을 파면하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에게 헌법을 준수할 의무를 다시금 상기시키고, 헌법의 적으로부터 헌법을 수호하는 일입니다. 헌법을 파괴한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단호하게 대처한다는 것이 헌법의 준엄한 명령입니다. 민주주의의 적은 민주주의로 물리치고 헌법의 적은 헌법으로 물리쳐야 합니다. 대통령의 탄핵은 결코 가볍게 결정되어서는 안 되지만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이 충족되고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이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헌법위에 군림하려는 무소불위의 왕이 아니라 절대 권력자도 잘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일반 상식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은 사적 감정의 정치 보복이나 정치적 공격이 아니라 오직 헌법과 법치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헌법수호자의 결단입니다. 피청구인 윤석열에 대한 파면 결정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한민국 헌법이 살아있고 현실에서 작동하는 실질 규범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역사의 기록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헌법재판관님. 피청구인은 이제 대한민국의 대통령직을 유지할 자격이 없습니다. 국민들 마음 속의 대통령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은 헌법의 적은 헌법으로 막았습니다. 민주주의 적도 민주주의로 지켜냈습니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함으로써 헌법 수호의 의지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피청구인에 대한 파면으로 얻을 국가적 이익이 압도적으로 큽니다.
필연은 우연의 옷을 입고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비상계엄이 몽상가의 우연한 돌출 행동이었다면 내란 극복은 국민들이 이뤄낸 필연입니다. 그 필연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입니다. 내란극복은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필연적 본능과 자구책, 한 땀 한 땀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이제 내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시켜 미래로 나가야 합니다. 더 좋은 민주주의, 더 넓은 민주주의 광장에서 K-민주주의가 만발하고, 빛의 혁명으로 국민적 에너지를 한 데 모아 골고루 잘 사는 나라, 잠시 멈춘 외교 안보 국방이 튼튼한 나라, 평화로운 한반도, 경제와 문화 예술이 함께 발전하는 코리안 드림을 국민과 함께 꿈꾸며 다시 전진합시다.
피청구인의 비이성적 반역사적 비상계엄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비현실적 망동이었지만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헌법과 나라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애국가를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도록, 민주주의와 헌법수호를 위하여 피청구인 윤석열을 하루라도 빨리, 신속하게, 만장일치로 파면해 주시기 바랍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대한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
최후변론의 끝을 영상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