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제일 저렴하고 만만한 횟감인데…놀랍게도 일본서는 고급 어종인 '생선'

2025-02-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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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한국과 일본의 가치는 왜 다를까?
숙성과 문화가 만드는 생선의 품격 차이

한국에서는 대중적인 횟감으로 손꼽히는 광어가 일본에서는 고급 어종으로 취급된다. 같은 생선이지만 국가에 따라 가격과 인식이 크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노량진 수산시장 내 활어매장에서 광어회 뜨는 모습. / 뉴스1
노량진 수산시장 내 활어매장에서 광어회 뜨는 모습. / 뉴스1

광어는 한국에서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생선이다. 국내 양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되며,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국내 횟집에서 기본 제공되는 생선회가 광어인 경우가 많고, 대형 마트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광어(ヒラメ, 히라메)가 고급 어종으로 분류된다. 일본에서 흔히 먹는 대중적인 흰살 생선은 도미(タイ, 타이)로, 횟감으로 가장 많이 소비된다. 반면 광어는 도미보다 가격이 높고, 고급 스시 전문점이나 고급 이자카야에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어민이 대형 광어 한마리를 경매장으로 옮기는 모습. / 뉴스1
어민이 대형 광어 한마리를 경매장으로 옮기는 모습. / 뉴스1

이런 차이는 몇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먼저 일본에서는 자연산 광어가 더 선호되며, 어획량이 상대적으로 적다. 일본에서도 광어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한국처럼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것은 아니다. 일본의 광어 소비량이 한국보다 적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은 편이며, 자연산 광어는 더욱 높은 가치를 지닌다.

또한 일본에서는 횟감으로 사용할 때 숙성(에이징)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다. 흰살 생선은 숙성 과정을 통해 감칠맛이 증가하는데, 광어는 숙성할수록 감칠맛이 뛰어난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숙성된 광어를 '히라메의 엔가와(지느러미 살)'와 함께 제공하며, 쫀득한 식감과 깊은 감칠맛이 특징이다.

광어회. / 홈플러스 제공-뉴스1
광어회. / 홈플러스 제공-뉴스1

반면 한국에서는 숙성보다는 활어회의 신선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수조에서 바로 건져낸 활어를 선호하며, 씹는 맛이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광어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고, 일반 소비자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 하나의 차이는 기호의 차이다. 일본에서는 도미가 길한 의미를 지닌 생선으로 여겨지며, 결혼식이나 축하 자리에서 주로 소비된다. 이런 문화적 배경 덕분에 도미가 더 대중적인 생선으로 자리 잡았고, 광어는 상대적으로 고급 어종으로 인식된다.

결국 같은 생선이라도 각 나라의 어획량, 소비 문화, 조리 방식 등에 따라 인식과 가격이 달라진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쉽게 즐기는 광어가 일본에서는 숙성 과정을 거친 고급 요리로 제공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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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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