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겨울에서 탄생…얼었다 녹았다 20번 반복해야 완성되는 한국 음식
2025-02-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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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뿐만 아니라 영양에도 좋은 음식
강원도의 혹독한 겨울이 만들어낸 특별한 식재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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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황태다. 명태를 겨울철 강한 바람과 햇살 속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자연 건조시켜 만든 황태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독특한 숙성 방식으로 완성된다.
일반적인 건어물과는 달리 황태는 자연의 환경에 의해 그 맛과 식감이 결정된다.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명태의 수분이 천천히 빠져나가면서 감칠맛이 깊어지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특유의 식감이 생긴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건조가 아니라 숙성에 가까운 개념으로, 황태가 다른 말린 생선들과 차별화되는 이유다.
◈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에 소개된 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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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에서도 황태가 집중 조명됐다.
에드워드 리 셰프와 배우 변요한, 고아성, 신시아가 강원도 평창의 황태 덕장을 방문해 황태해장국, 황태구이, 황태식해 등을 맛보며 황태의 특별한 숙성 과정과 다양한 활용법을 경험했다.
방송에서 에드워드 리는 황태해장국을 맛본 후 "과음 후에 먹으면 독소가 제거될 것 같다"고 평가하며 숙취 해소 효과에 주목했고, 발표식품인 황태식해에도 관심을 보였다.
◈ 황태가 몸에 좋은 이유
황태는 숙취 해소뿐만 아니라 다양한 건강 효능을 가진 식재료다.
황태는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아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명태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단백질 함량이 더욱 증가하는데, 황태 100g당 단백질 함량은 79g으로 소고기(19.3g)의 4배 수준이다.
단백질뿐만 아니라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도 풍부해 간 해독과 혈액 순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성분 덕분에 황태가 대표적인 해장국 재료로 자리 잡았다는 것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부분이다.
또한 황태에는 신경 안정과 숙면을 돕는 트립토판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다. 이 성분은 두뇌 기능을 활성화하고 치매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D와 칼슘 함량도 높아 어린이 성장 발달과 노인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게다가 비타민A와 글루타치온이 풍부해 눈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야맹증, 황반변성, 백내장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황태의 다양한 조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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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는 조리 방법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황태해장국, 황태구이, 황태찜, 황태냉채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황태를 활용한 볶음밥이나 샐러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황태해장국은 진한 국물 맛과 함께 간 해독 작용이 뛰어나 숙취 해소용으로 애용된다. 황태구이는 양념을 발라 구우면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극대화되어 인기 있는 반찬 중 하나다.
하지만 황태의 원재료인 명태는 점점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동해에서 쉽게 잡을 수 있었던 명태가 기후 변화와 남획으로 인해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대부분의 황태가 러시아, 미국, 중국에서 수입한 명태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도 황태 덕장에서도 국산 명태를 활용한 황태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전통 식재료인 황태를 지키기 위해서는 명태 복원 사업과 함께 황태 덕장의 지속적인 유지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황태는 단순한 말린 생선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낸 기적의 식재료다.
강추위 속에서 얼고 녹는 과정을 반복하며 완성된 황태는 깊은 감칠맛과 함께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한 건강식품이다. 한국인의 식문화 속 깊이 자리 잡은 황태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보존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