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인 건강이 안 좋아진 게 '탄수화물' 때문일까? (의사 분석)

2025-02-2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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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건강, 50년간 숨겨진 변화의 비밀
탄수화물의 오해와 만성질환, 그 놀라운 관계

한 의사가 한국인들의 건강 변화에 대해 새로운 분석을 내놨다.

지난 24일 중앙일보는 이의철 LG에너지솔루션 기술연구원 부속의원 원장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1970년대 한국인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했지만, 그 당시의 사람들은 비교적 날씬하고 만성질환에 시달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데도 비만과 만성질환이 급증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19 STUDIO-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19 STUDIO-shutterstock.com

이 원장은 현재의 다이어트 트렌드인 ‘저탄수화물’ 식단이 비만과 만성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탄수화물이 이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 아니라며, 50여 년간 변화한 한국인의 생활습관을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생활습관과 직업환경의학을 전문으로 하며, 근로자들의 만성질환,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등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환자를 치료해왔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현재 일상적인 질병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이는 과거의 한국인들에게는 큰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그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50년 전 한국인의 식생활과 생활습관의 차이점이다.

그는 한국이 서구와는 다른 독특한 ‘역학적 전환’을 겪으며 만성질환의 급증을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불과 15~20년 사이, 감염병에서 만성질환으로의 전환이 급격히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이 변화는 서구 국가들과 비교할 때 훨씬 빠르게 일어난 일이었으며, 그 예로 기생충 문제를 들 수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1960년대 기생충이 국민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지만, 1980년대 들어 만성질환이 주요 건강 문제로 떠오르며 기생충 박멸이 아닌 고혈압, 고지혈증, 암 등이 주요 질병으로 자리잡았다. 이 의사는 이러한 역학적 전환을 통해 한국의 변화를 짚어내면, 전 세계 만성질환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50년 동안 고지혈증, 당뇨, 고혈압은 급격히 증가했다. 1960년대 초반, 한국인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는 139mg/dL였으나 최근에는 190~200mg/dL로 상승했다. 특히 당뇨병 유병률은 1980년대 약 0.9%에서 현재 16%로 18배나 증가했다. 고혈압 역시 1960년대 8~9%에서 30%로 늘어난 상황이다. 이 의사는 이러한 질병의 급증을 한국인의 식습관 변화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최근의 조기 초경과 급격한 키 성장도 한국의 역학적 전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초경 연령이 급격히 낮아졌으며, 키 성장 역시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원장은 급격한 키 성장과 암 발생률의 관계를 지적하며, 아이들의 키 성장을 위한 과도한 영양섭취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음을 경고했다.

결국 한국인의 만성질환 증가와 조기 초경, 급격한 성장 등의 문제는 단순한 치료가 아닌 근본적인 생활습관의 변화와 식습관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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