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시간 늘고, 쉬는 시간 줄어…한국인 정신건강 '상태'

2025-02-2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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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자살 급증, 한국인의 심리
삶의 만족도 추락, 우리 사회의 숨겨진 고통

한국인들의 마음 건강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 24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의 만족도는 평균 6.4점으로, 전년 대비 0.1점 하락했다. 이는 OECD 국가 평균(6.69점)보다 낮은 수치로, 한국보다 만족도가 낮거나 비슷한 국가는 콜롬비아(5.8점), 그리스(5.9점) 등에 그쳤다.

한국 사회의 자살률과 범죄 피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들이 느끼는 사회적 안전도는 20%대로 하락했으며, 교육비 부담과 근로시간은 증가해 삶의 질 전반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etamorwork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metamorworks-shutterstock.com

특히 범죄 피해율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범죄 피해율은 특정 기간 동안 한 번이라도 범죄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을 뜻하며, 이를 토대로 한 10만 명당 범죄 발생 건수는 2022년 기준 6,439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3,806건) 대비 70% 증가한 수치다.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재산범죄가 가장 크게 증가했다. 2020년 2928건이었던 재산범죄 발생 건수는 2022년 5397건으로 급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10만 명당 범죄 피해 건수가 4000건 미만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의 증가세는 이례적인 수준”이라며 “특히 보이스피싱과 같은 사기 범죄의 피해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폭력 범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6년 10만 명당 388건이었던 폭력 범죄 발생 건수는 2018년 566건, 2020년 878건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에는 1041건까지 증가했다. 이 같은 범죄 증가로 인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사회적 안전도 역시 낮아졌다. 우리 사회가 ‘매우 안전’ 혹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2년 33.3%에서 2024년 28.9%로 떨어졌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도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2023년 기준 10만 명당 극단적 선택을 한 인원은 27.3명으로, 2013년(28.5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남성이 2022년 35.3명에서 2023년 38.3명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여성도 15.1명에서 16.5명으로 늘었다.

통계청은 “특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매우 높은 국가로, 독거노인들이 느끼는 우울감과 외로움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KieferPix-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KieferPix-shutterstock.com

경제적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교육비 부담이 ‘매우 크다’ 혹은 ‘약간 크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2년 57.7%에서 2024년 60.9%로 상승했다.

특히 50대 가구주의 부담이 62.9%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근로시간은 증가한 반면 여가시간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2021년 4.4시간에서 2023년 4.1시간으로 줄어든 반면, 월평균 근로시간은 같은 기간 154.9시간에서 157.6시간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우울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울증은 지속적인 우울감과 무기력증을 동반하는 정신 질환으로, 심한 경우 극단적 선택에 대한 충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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