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관리사 월급 300만원 시대... 중소기업 대졸 초임 수준

2025-02-2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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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0% 인상…숙소도 '자율'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지난해 8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 뉴스1

서울에서 시행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 서비스 이용 가격이 다음 달부터 20% 인상돼 월 300만원에 육박하게 됐다. 국내 중소기업 평균 대졸자 초임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시에서 6개월간 운영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이달 말 시범사업을 종료하고 이를 전국 단위 본사업으로 확대할 예정이었지만 관계 부처 간 협의가 미뤄지면서 일단 시범사업을 연장하기로 했다. 임금 체계 정비 등 논의할 내용이 많은 데다 고용부와 국무조정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법무부 등 다양한 관계 부처가 얽혀 있어 본사업 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서울에는 98명의 필리핀 국적 가사관리사들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연장된 시범사업 기간에도 가사관리사로 근무한다. 최소근로시간(주 30시간) 보장, 최저임금 등 근무조건은 현행 수준을 유지한다.

시급은 지난해 1만3940원에서 올해 1만6800원으로 되레 인상된다. 하루 8시간 근무 기준 월 급여는 약 242만원에서 292만원으로 50만원 가까이 오르게 되는 것이다. 1년 이상 근무에 따라 퇴직금 지급 의무 등이 발생한 결과라지만 저소득층에게는 엄두도 내지 못할 그림의 떡이 됐다. 비싸진 요금으로 인해 이용 가정은 강남권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인 30~299인 사업체 대졸 초임은 세전 3595만원으로 월 299만원가량이다. '필리핀 이모' 이용 요금이 이와 비슷해졌다.

가사관리사들의 숙소도 '자율'로 변한다. 내달부터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은 기존 거주하던 역삼동 인근 공동 숙소 대신 자신들이 원하는 숙소를 구해 생활할 수 있다.

종료 시한에 맞춰 사업 기간이 연장됐지만 ‘월 100만원대 가사관리사’라는 당초 약속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 됐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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