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소경기 정규리그 우승...현대캐피탈, V리그 역사 새로 쓰다
2025-02-2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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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정규리그 1위... 챔피언 결정전 직행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역대 최단기간에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했다.

현대캐피탈은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 스코어 3-1(25-27 25-23 25-18 25-21)로 꺾었다.
첫 세트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시즌 26승 4패(승점 76)를 기록, 2위 대한항공(19승 11패·승점 57)과 승점 차를 19로 벌리며 남은 6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2017-2018시즌 이후 7년 만이며, 구단 역사상 6번째다. 특히 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1위를 확정해, 2017-2018시즌의 기존 기록(4경기 남기고 확정)을 두 경기 앞당겼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5년 연속 통합 우승 도전도 무산됐다.
현대캐피탈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고려하면,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에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통합 우승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0월 컵대회에서 우승한 현대캐피탈은 챔피언 결정전 직행까지 확정하며 '트레블'(정규리그, 컵대회, 챔피언 결정전 우승) 달성을 노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감독을 영입하며 변화를 시도했다. 35년 경력의 베테랑 지도자인 블랑 감독은 프랑스 국가대표팀을 12년 동안 맡아 세계선수권 동메달, 국제배구연맹(FIVB) 네이션스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2022년부터 일본 대표팀을 지휘하며 2023년 네이션스리그 3위, 2024년 파리 올림픽 8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부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으며 그의 지도력이 입증됐다.

현대캐피탈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의 활약이다.
지난 시즌 OK저축은행을 챔피언 결정전까지 이끌었음에도 재계약에 실패했던 레오는 현대캐피탈과 손을 잡으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증명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22점을 올렸으며,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 후위 공격 3개를 성공시키며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했다. 만약 현대캐피탈이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다면, 그는 V리그에서 세 번째 우승 반지를 거머쥐게 된다.
레오와 함께 국내 선수 중 최고 수준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허수봉, 그리고 아시아쿼터로 영입한 덩신펑이 삼각편대를 구축하며 현대캐피탈을 압도적인 팀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리그 속공 1, 2위를 달리고 있는 정태준과 최민호가 중앙에서 탄탄한 수비를 펼쳤고, 위기 때마다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힘을 보태며 시즌 내내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다.
또한 지난 9월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세터 황승빈은 팀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며 정규리그 1위 확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캐피탈은 이제 챔피언 결정전을 향한 준비에 돌입한다. 압도적인 전력을 유지하며 1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