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다... 보수냐 진보냐에 따라 싫어하는 뉴스에 대한 반응도 달라진다
2025-02-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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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보다 포털뉴스의 댓글에 무례·혐오 언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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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영상 댓글보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에서 '무례 언어'와 '혐오 언어'가 더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언론정보연구에 실린 '언어 사용과 의견 양극화'(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교수 등)에 따르면, 사람들은 특정 이슈에 대한 보도를 처음 접하면서 떠오르는 감정에 기반한 댓글을 다는 통로로 유튜브보다 포털 사이트를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대통령 지지율(2022년 5월 1일부터 1년), 여성가족부 폐지(2022년 1월 1일부터 1년), 화물연대 총파업 등 노조 파업(2022년 6월 1일부터 1년) 등 세 가지 이슈를 선정해 조선일보와 한겨레 네이버 뉴스 댓글, 유튜브 영상 조회수 상위 10개의 댓글을 분석했다.
무례 언어는 '개인이나 집단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하는 욕설, 비방 등 언어적인 표현', 혐오 언어는 '특정 집단의 고유한 특성을 근거로 삼아 적대적이거나 편견적인 표현을 하고 증오와 차별을 옹호하는 것'으로 정의됐다. 연구에는 정파성(진보, 보수, 무관)과 언어 존중(낮음, 중간, 높음) 등의 항목도 포함됐다.
분석 결과, 포털뉴스 댓글에서는 무례 언어가 2844건(23.9%), 혐오 언어가 893건(7.5%), 무례와 혐오 언어가 함께 포함된 경우가 237건(2%)로 나타났다. 반면 유튜브 댓글에서는 무례 언어가 1212건(12.3%), 혐오 언어가 105건(1.1%), 무례와 혐오 언어가 함께 사용된 경우는 44건(0.4%)에 그쳤다. 연구진은 이 결과에 대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뉴스를 접하는 주요 통로가 인터넷 포털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슈별·정파성별 연구 결과를 보면, 대통령 지지율 이슈의 경우 유튜브에서는 보수를 대상으로 한 댓글에서 혐오 언어가 2.6% 나타났으며, 포털 뉴스에서는 진보를 대상으로 한 댓글에서 혐오 언어가 4.4% 관찰됐다. 여성가족부 폐지 이슈에서는 유튜브 댓글에서 혐오 언어가 거의 발견되지 않은 반면, 포털 뉴스에서는 진보를 대상으로 한 혐오 언어가 2.8% 확인됐다. 노조 파업 이슈의 경우 유튜브 댓글에서는 혐오 언어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지만, 포털 뉴스 댓글에서는 진보를 대상으로 한 혐오 언어가 2% 나타났다.
포털 뉴스 댓글을 언론사별로 분석한 결과, 한겨레 기사에 달린 댓글 중 무례 언어는 25.2%, 혐오 언어는 6.8%였고,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는 무례 언어가 22.5%, 혐오 언어가 8.3%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는 "네이버 뉴스 댓글 악플 탐지 기술인 클린봇은 2023년 6월 말 혐오·비하·차별 표현 탐지 기능을 업그레이드했으며, 지속적으로 악플 노출 비율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한편, 20~60대 102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진보 성향 응답자는 혐오 언어를, 보수 성향 응답자는 무례 언어를 피해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또한 자신의 성향과 다른 뉴스를 접했을 때 진보 성향 응답자는 '비추천' 또는 '싫어요'를 누르거나 팔로우를 취소하거나 탈퇴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보수 성향 응답자는 반박 댓글을 작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정치 성향에 따라 뉴스 소비 방식과 댓글 반응이 유의미하게 다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