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 ‘전설의 마지막 무대’… 눈물 흘린 은퇴 투어에 팬들도 울컥
2025-02-2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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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원정 입장권 일찌감치 매진
'배구 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의 마지막 여정이 점점 끝을 향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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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IBK기업은행과의 경기 후 시작된 원정 고별전 은퇴 투어는 각 경기장에서 팬들의 환호 속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두 번째 은퇴 투어는 수원체육관에서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됐다. 이날 3,800석 전 좌석이 매진됐으며, 홈팀 현대건설의 팬들까지 김연경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V리그 구단들은 김연경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시즌 종료 전 은퇴 투어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마이크를 잡은 김연경은 "연주 언니, 제가 먼저 갑니다"라는 농담으로 작별 인사를 시작했다. 이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구단 관계자와 선수단,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기 계신 분들은 현대건설을 응원하는 걸 알지만, 흥국생명도 많이 응원해달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경기에서는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양효진이 현대건설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등번호 10번 유니폼 액자를 김연경에게 선물했다.
김연경은 해외 리그에서 활동하며 V리그에서는 여덟 시즌만을 뛰었지만, 양효진은 18시즌 동안 활약하며 통산 득점 선두(7,901점)를 기록 중인 또 다른 '살아있는 전설'이다.
또한 현대건설의 황연주와 함께한 순간도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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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연주는 2005년 프로배구 원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해 김연경과 함께 2005-06시즌 좌우 공격을 책임지며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 후 김연경은 양효진, 황연주 등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마지막 순간을 함께했다.
김연경의 원정 은퇴 투어는 계속된다. 3월 1일 정관장전(대전 충무체육관), 11일 페퍼저축은행전(광주 페퍼스타디움), 20일 GS칼텍스전(서울 장충체육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관장에는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세터 염혜선이 있고, 페퍼저축은행에는 아포짓 스파이커 박정아가 뛰고 있다.
GS칼텍스와의 마지막 원정전이 열리는 서울 장충체육관은 올스타전 등으로 김연경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다.
다만, 김연경이 13일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미 경기를 마친 한국도로공사(김천체육관)와의 원정 고별전은 치르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
김연경의 마지막 시즌을 함께하는 팬들은 경기장을 찾으며 그의 여정을 함께하고 있다. 배구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의 마지막 무대’는 그렇게 하나씩 마무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