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국민생선인데…희한하게 한국에선 잘 안 먹는 대표적 '생선'

2025-02-21 17:57

add remove print link

고등어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한국의 숨겨진 보석 생선

일본에서 국민생선으로 불리는데 한국에서는 그만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생선이 있다.

어민들과 전갱이 자료사진. / 뉴스1
어민들과 전갱이 자료사진. / 뉴스1

바로 등푸른생선 전갱이다.

전갱이는 한국에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고등어와 생김새도 비슷하고, 등푸른생선으로서 영양소도 풍부하지만, 한국에서 전갱이는 여전히 생소한 생선으로 취급된다.

일본에서는 전갱이가 가정식과 외식 메뉴를 가리지 않고 흔하게 소비되는 대표적인 생선이다. 생선회와 초밥, 구이, 튀김 등 다양한 요리법이 존재하며, 특히 신선한 전갱이 회는 일본에서 고급 식재료로도 인정받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전갱이가 고등어의 하위호환으로 여겨지며, 주로 잡어 취급을 받거나 해안가에서만 일부 소비된다.

전갱이가 한국에서 인기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고등어의 강세 때문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고등어는 조선시대부터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생선이었으며, 단백질 공급원으로 꾸준히 소비돼왔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아 한국인의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반면 전갱이는 고등어와 외형이 비슷하지만 인지도가 낮아 주목받지 못했다.

등푸른생선 전갱이 / 국립수산과학원
등푸른생선 전갱이 / 국립수산과학원

또한 유통의 어려움도 한몫한다. 전갱이는 고등어처럼 부패가 빠른 생선이다. 따라서 신선한 상태로 유지하려면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하는데, 한국에서는 전갱이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유통망이 부족하다. 일본에서는 초밥 문화가 발달하며 자연스럽게 전갱이의 소비가 늘었지만, 한국에서는 광어와 연어가 생선회 주류를 차지하면서 전갱이의 자리는 좁아졌다.

튀김과 구이 요리의 경쟁자도 많다. 한국에서는 전요리가 생선튀김보다 선호되며, 튀김이나 구이를 한다 해도 가자미, 대구, 명태 등 이미 인기 있는 생선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갱이가 따로 소비될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흥미롭게도 일본에서는 전갱이의 인기가 고등어보다 높다.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고등어보다 전갱이가 더 저렴하고 흔한 생선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전갱이는 국민생선으로 불릴 만큼 대중적인 식재료이며, 초밥이나 구이로 특히 인기가 많다. 한국에서 고등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일본에서는 전갱이가 대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6~7월에 잡히는 1년 미만의 어린 전갱이가 기름지고 맛이 뛰어나 최고급 구이용 생선으로 인정받는다. 이 때문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전갱이도 많다. 반면, 한국에서는 조선시대부터 전갱이를 '가짜 고등어'라고 부를 정도로 인식이 좋지 않았다.

봄볕 째는 전갱이. 자료사진. / 뉴스1
봄볕 째는 전갱이. 자료사진. / 뉴스1

최근에는 전갱이의 맛과 영양이 알려지면서 한국에서도 점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갱이는 칼슘과 비타민B1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신경 안정에 도움을 주는 생선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타우린 성분이 많아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DHA와 EPA가 풍부해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특히 좋은 생선으로 꼽힌다.

전갱이 제철에는 감칠맛이 강해지며, 육질이 쫀득하고 지방 함량이 적당히 유지돼 맛이 뛰어나다. 특유의 비린내도 적어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전갱이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한국에서도 소비가 늘고 있다. 특히 일본식 식문화가 확산되면서 초밥이나 사시미 전문점에서 전갱이를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고등어에 비해 소비량은 적고, 대형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생선이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전갱이가 대중적인 생선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건강식으로서의 가치와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전갱이의 인기는 점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유튜브, MBCentertainment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