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딱 2주만 수확할 수 있다?…삼겹살과 찰떡궁합인 '식재료'의 반전 사실

2025-02-21 15:36

add remove print link

2주 만에 사라지는 울릉도의 희귀 보물

울릉도에서 1년 중 단 2주 정도 동안만 수확할 수 있는 나물이 있다.

삼겹살 자료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삼겹살 자료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그 나물은 바로 삼겹살과 같이 먹으면 맛이 배가 된다는 명이나물(산마늘)이다.

명이나물은 울릉도의 대표적인 특산물로, 매년 4월 초부터 중순까지 약 2주 동안만 수확이 가능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잎이 노랗게 변하고 질겨지면서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울릉도 주민들은 이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채취 작업을 진행한다.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명이나물은 해발 6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다년생 식물로, 생육 기간이 5~7년으로 길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렵고, 희소성이 높아 가격 또한 높게 형성된다.

울릉도 명이나물은 겨울철 눈 속에서 싹을 틔우는 특성과 함께, 일반적인 재배 명이나물과는 생육 환경이 다르다. 울릉도의 독특한 화산토양과 해양성 기후에서 자라기 때문에 향이 강하고 영양소 함량도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명이나물 수확하는 자료사진. / 뉴스1
명이나물 수확하는 자료사진. / 뉴스1

그러나 최근 전국 각지에서 명이나물이 대량 재배되면서 울릉도 명이나물과 타지산 명이나물이 구별 없이 유통되고 있어 일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울릉도에서만 재배되던 명이나물이 타 지역으로 확산된 데에는 씨앗과 뿌리의 불법 반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외지인들이 울릉도에서 대량으로 종자를 가져가면서 충북 충주, 강원 홍천·평창·인제, 경북 상주·영주·예천, 경남 산청 등 전국적으로 재배 지역이 확대됐다. 현재는 값싼 수입산 명이나물까지 국내산으로 둔갑해 유통되는 사례도 많아지면서, 명이나물의 원산지 표기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울릉도 명이나물은 다른 지역에서 재배되는 명이나물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먼저, 잎이 더 넓고 백색 꽃잎이 크며, 염색체 구조가 2배체(2n=16)로 타지산과 다르다. 또한, 울릉도 특유의 토양과 기후 덕분에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이 풍부하며, 특유의 강한 향이 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러한 차이를 인지하기 어려워, 일반 시장에서 판매되는 명이나물이 울릉도산인지 타지역산인지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다.

명이나물 조림 자료사진.  / 뉴스2
명이나물 조림 자료사진. / 뉴스2

울릉도 농가들은 명이나물의 품질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타지역산과 수입산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경제적 타격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울릉 농협 등에 따르면 울릉도에서 생산되는 명이나물 연간 수익은 한때 200억~300억 원 규모였으나, 최근에는 100억 원대로 감소했다. 재배 면적 또한 2019년 40.1㏊에서 올해 37㏊로 줄어들며 점차 축소되고 있다.

명이나물은 특유의 향과 맛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특히 삼겹살과 함께 먹을 때 가장 잘 어울리는 식재료로 꼽힌다. 최근에는 항균 작용과 혈당 강하 효과가 밝혀지면서 건강식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수확 시기 제한성과 재배 어려움으로 인해 울릉도 명이나물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된다.

유튜브, 작목반장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