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치고 라면 소비량 1위 기록한 이 나라... 한국 라면의 인기 '독보적'
2025-02-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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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라면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이 차지하는 점유율 52.3%

한국 라면이 세계 최대 라면 소비국으로 부상한 베트남 시장을 평정하는 등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라면 제조 업체들의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과 우수한 품질 경쟁력이 맞물려 베트남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는 말이 나온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베트남의 1인당 연간 라면 소비량은 87개로 세계 1위다. 이는 그동안 부동의 1위였던 한국(73개)을 뛰어넘은 수치다. 놀라운 점은 베트남의 라면 소비량이 매년 10%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간편식 선호 현상과 경제 성장에 따른 소비 증가가 라면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는 2028년 베트남 라면 제품 시장 규모가 42억 9100만달러(약 5조 6096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향후 5년간 베트남 라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9.6%로 예상된다. 글로벌 라면 시장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급성장하는 베트남 라면 시장에서 한국 라면은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2023년 베트남 수입 라면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52.3%에 이른다. 수입 라면 두 봉지 중 한 봉지 이상이 한국산이다. 일본과 태국 등 경쟁국들을 큰 차이로 따돌린 결과다.
실제로 베트남 하노이 시내 후지마트를 방문해보면 매장 입구부터 한국 라면이 진열돼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수시로 매대를 채워 넣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팔도의 현지 생산 라면 '코레노'와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도 주요 매대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 라면은 프리미엄 식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내수 시장이 한계에 부딪힌 국내 식품업계에 베트남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 라면 기업 빅 4(농심·오뚜기·삼양·팔도)는 일찍부터 베트남 시장에 주목했다. 지난해 대베트남 라면 수출 금액은 1789만 2000달러로 전년과 견줘 12.3% 증가했다.
한국 라면의 글로벌 성과는 베트남을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TRASS)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라면의 수출액은 12억 485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31.1% 성장했다.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K-푸드의 위상을 다시 입증했다.
지역별로는 미국향 수출이 2억 1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했으며, 유럽 주요 5개국 수출도 1억 8700만 달러로 41% 증가했다. K-라면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동남아와 중국 시장에서도 각각 22%, 21%의 성장률을 보였다.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이 K-라면의 인기에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삼양식품의 '불닭' 시리즈는 지난해 단독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식품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탑'을 달성하기도 했다. 농심은 미국 월마트의 '아시안 푸드' 코너에서 '메인 코너'로 이동하며 현지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라면이 아시안 푸드의 틀에 갇히지 않고 주류 식품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라면 기업들의 해외 생산기지 확대도 가속화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10월 미국 제2공장 라인을 증설했으며, 올해 상반기 녹산공장 부지에 수출 전용 라면 생산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신제품 신라면 툼바의 북미·남미 시장 판매도 확대될 전망이다.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개발과 공급망 확충으로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오는 5월 밀양 제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네덜란드 법인 설립을 통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7년에는 중국 생산공장 준공도 예정돼 있다.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후발주자인 오뚜기 역시 오너 3세 함연지 씨가 오뚜기아메리카에 입사하는 등 라면 수출액을 1000억 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라면의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판단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