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용진 만나 “더 큰 역할 같이 만들자”
2025-02-2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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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힘 합쳐 민주당 승리 이뤄내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내 비명계 대표 인사인 박용진 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정국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당내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두 사람이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박 전 의원이 총선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처음이다. 박 전 의원은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친명계로 분류됐던 정봉주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후 정 전 의원을 포함해 두 차례 공천 취소 과정이 있었으나 결국에 당 지도부는 박 전 의원이 아닌 한민수 당시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공천 과정에서 박 전 의원을 비롯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비명계 인사들이 대거 탈락하면서 '비명계 학살'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표는 "힘든 상황에서도 함께해 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건넸고, 박 전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저한테는 모진 기억이지만, 이렇게 웃으며 만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당 일을 하다 보면 제 손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 저도 어렵다. 박 의원이 가슴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은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는 것이다. 박 전 의원이 맡아야 할 역할이 있고,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전 의원은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고, 내란 추종 세력의 기득권을 저지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의명분 앞에 사사로운 감정을 두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이 국민의 요구를 충실히 따르는 대의명분 앞에서 모든 걸 털어내고 미래로 나아가 힘을 합쳐 승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의원은 정치인의 세 가지 용기를 언급하며 "자기 권한을 절제하는 것, 지지층이 원하지만 공동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단호하게 거부할 수 있는 것, 대의를 위해 경쟁자에게도 손을 내밀 줄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상대 당에도, 당내 경쟁자에게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대표는 "우리 사회 극우 세력이 결집하고 있으며, 여기에 정치세력까지 결합하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다. 박 의원이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당이 힘을 합치고 통합해야 다음 단계로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최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야권 통합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비명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친문계 적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만났으며, 오는 24일에는 김부겸 전 총리와 만찬을 갖는다. 27일에는 임종석 전 실장과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며, 28일에는 야권의 유력 주자로 꼽히는 김동연 경기지사와도 만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