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하나 잘못 썼다가...베트남서 입국 거부·벌금 430만원 맞았다

2025-02-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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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한마디 때문에..'오겜2' 보이콧 움직임도

베트남 여행을 계획했던 한 한국인이 월남전 참전 기념 모자를 착용했다가 입국을 거부당한 사례가 알려졌다.

베트남 나트랑 해변 자료사진. / 픽사베이
베트남 나트랑 해변 자료사진. / 픽사베이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등에는 ‘베트남 입국 거절당한 한국인’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Vietnam War Hero Korea’(월남전 참전 용사)라고 적힌 모자의 사진과 함께 베트남 전문 여행사가 게재한 공지가 포함돼 있었다.

여행사 측은 공지를 통해 "최근 베트남으로 여행을 온 한 손님이 월남전 참전 기념 모자를 착용한 채 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을 허가받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같은 모자를 착용한 여행객이 단속에 걸려 벌금 3000달러(약 430만 원)를 지불한 사례도 있다"며 "이런 모자를 쓰고 다니다가 길거리에서 시비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인이 월남전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베트남에 입국하려다 거부를 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은 여행사 측이 공지사항을 올리며 함께 공유한 월남전 참전용사 모자.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인이 월남전 참전용사 모자를 쓰고 베트남에 입국하려다 거부를 당한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은 여행사 측이 공지사항을 올리며 함께 공유한 월남전 참전용사 모자.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월남전은 1955년부터 1975년까지 20년간 지속된 전쟁으로, 남베트남과 북베트남이 통일을 놓고 대립하며 벌어진 내전이었다. 당시 미국은 남베트남을 지원하며 군사적 개입을 했고, 한국 역시 미국의 요청을 받아 32만 명의 전투병력과 비전투병력을 파병했다.

한국에서는 월남전 참전 용사들이 고엽제전우회, 월남전참전용사회 등 여러 단체를 조직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측에서는 한국군을 자국 내전에 개입한 외부 세력으로 인식하며, 일부 참전 용사들에 대해 전범이라는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도 월남전 관련 논란이 불거졌다. 극 중 등장인물 강대호(강하늘)가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 용사였다”고 말하자, 또 다른 등장인물 박정배(이서환)가 “아버님이 훌륭하시네”라고 답하는 장면이 문제가 됐다. 이 장면을 두고 베트남에서는 베트남전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며 드라마 보이콧을 주장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상에서도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중국인이 항미원조전쟁(중국에서 말하는 6.25전쟁) 기념 모자를 쓰고 서울을 방문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있을까", "일본인이 욱일기를 머리에 두르고 독도를 방문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겠냐" 등의 의견을 내며 베트남 측의 처사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home 이범희 기자 heebe904@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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