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10차 변론] 윤 대통령, 변호사와 귓속말 8분 만에 자리 떴다
2025-02-2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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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측 “총리 증언하는 모습 보는 게 좋지 않아 퇴정”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10차 변론기일에 나왔지만, 한덕수 국무총리가 들어오기 전에 자리를 떴다.
윤 대통령을 대리하는 윤갑근 변호사는 추가 증인신문 전에 "대통령과 총리가 같이 심판정에 앉아서 총리가 증언하는 걸 대통령이 보는 게 적절치 않고 국가 위상에도 안 좋다고 판단해 미리 양해 없이 퇴정했다"고 재판부에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과만 상의하고 나간 건데 그 점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에 대한 첫 형사재판에 출석한 뒤 오전 11시 41분쯤 헌재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2시 56분쯤 헌재 재판정에 들어가 피소추인석에 앉았다. 그는 옆에 있던 윤갑근 변호사와 몇 번 귓속말을 나누더니 정상명 변호사에게 손짓했다. 윤 대통령은 법정 출입문 앞에서 정 변호사와 귓속말을 나눈 후 오후 3시 4분쯤 퇴정했다. 윤 대통령 자리엔 정 변호사가 앉았다. 이에 따라 관심을 모았던 국정 1·2인자의 맞대면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나간 뒤 4분 정도 지난 오후 3시 8분쯤 입정했다.
한 총리는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당시 상황에 대해 국회 측이 ‘비상계엄을 찬성한 국무위원이 있었나’라고 묻자 "다들 걱정하고 말린 걸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일부 찬성한 사람도 있었다’고 증언한 데 대해선 "내 기억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 총리는 자신도 비상계엄에 반대했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지금껏 우리가 이뤄 온 국가 핵심을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해 말렸다"며 "경제와 대외 신인도, 국가 핵심을 흔들 수 있다는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국회 측이 ‘국무위원이나 실장, 수석 중 누구도 비상계엄이 위헌이거나 위법이라고 말한 적 없나’라고 묻자, 한 총리는 "위헌·위법 여부보다 비상계엄을 선포하면 한국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 같다"고 했다.
한 총리는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서 계엄 관련 문건을 보거나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비상계엄 선포문을 소지한 경위’를 묻는 질문에도 "전혀 기억 안 난다"고 말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를 시작으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한다.